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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신과함께 죄와벌', 주호민 원작 웹툰 재해석…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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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신과함께 죄와벌', 주호민 원작 웹툰 재해석… '득'과 '실'은?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12.1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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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 DOWN

UP
- 충무로 어벤져스, 김수안 부터 유준상, 도경수에 이정재 까지? '신'급 캐스팅
- 한국형 히어로영화, 쿠키영상까지 '마블' 같았다
- 강림차사, 해원맥, 덕춘까지… 캐릭터의 매력

DOWN
- 액션·CG 힘준 건 알겠는데… 기술력·자본 아쉬워
- 결국 한국적 신파, '엄마' 얘기는 이제 그만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6년 간 충무로의 화제를 모았던 작품 '신과 함께'가 개봉했다. 이번에 개봉한 '신과 함께-저승편'은 총 2편 중 첫번째 이야기로 원작의 1부 파트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신과 함께'가 영화화 한다는 소식에 영화 팬들은 기대와 걱정을 함께 보냈다. 웹툰 시장의 성장 이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다수 개봉했지만 원작파괴, 졸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과 함께'는 원작을 뛰어넘는, 혹은 버금가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 주호민의 원작 웹툰과는 다르다! 캐릭터, 사건, 이야기 모두 달라져

 

영화 '신과함께'가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 = 웹툰 '신과함께' 타이틀, 영화 '신과함께' 포스터]

 

원작이 있는 작품을 새로운 콘텐츠로 개발하는 데 있어 창작자가 고민하는 것은 원작을 얼마나 수용하는가이다. 영화 '신과 함께'는 웹툰 원작의 설정과 캐릭터 일부를 차용하면서도 기존 웹툰의 철학적 이야기를 '볼 거리' 넘치는 영화적 이야기로 탈바꿈 시켰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원작의 변호사 캐릭터 진기한의 부재다. 원작에서는 김자홍의 변호를 맡은 진기한은 '신과함께' 영화에서 저승 삼차사의 역할로 흡수됐다. 강림차사(하정우 분)가 진기한의 역할을 맡는다.

물론 원작의 캐릭터가 변질됐다고 해도 영화 '신과함께'에는 인상적인 캐릭터들이 가득하다. 묵직한 '쿨가이'였던 해원맥은 배우 주지훈의 힘을 입어 코믹 캐릭터로 변모했다. 강림차사의 경우에도 하정우의 능글맞은 캐릭터가 더해져 원작의 강림과는 또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각 지옥의 '대왕'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우선 배우진이다. 아역배우 김수안을 비롯해 김해숙, 김하늘, 이경영 까지 강력한 캐릭터와 존재감을 가진 배우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태산대왕 역을 맡은 김수안은 어린아이 모습을 한 대왕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연기를 선보였다. 이밖에도 특별출연이지만 주연에 가까운 염라대왕, 이정재의 카리스마 역시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 원작의 '철학', '진지함'은 덜해졌지만… '마블' 생각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 '신과함께' 기자간담회 [사진 = 스포츠Q 주현희 기자]

 

'신과함께'를 주목하는 영화 팬들은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주요 관전 포인트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공개된 영화 '신과함께'는 원작과는 상이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배우 하정우가 언론시사회에서 말한 것처럼 "웹툰의 팬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영화 '신과 함께'가 원작과 달라진 점은 원작에서 보여준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철학적 고민이 적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신과함께' 웹툰에서 김자홍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독자들에게 공감을 선사한 것과 별개로 영화 '신과 함께' 속 자홍은 소방관으로 이미 많은 목숨을 구한 '귀인'이다. 이처럼 영화 '신과 함께'는 평범한 사람의 지옥재판 과정이라기 보다 소방관 자홍과 가족간의 관계, 천륜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으로 한다.

그러나 영화 '신과 함께'의 매력은 웹툰보다 가벼운 이야기에 있다. 영화는 원작 이야기 속에서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을 줄이고 지옥의 묘사와 액션을 화려하게 묘사했다. 화려한 액션과 비주얼에 관객은 마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히어로 영화를 보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영화 '신과함께'의 엔딩에는 2부를 예고하는 쿠키 영상이 있다. '성주신'인 마동석이 등장하는 인상적인 티저 영상은 다음 시리즈 영화들을 예고했던 마블 영화들의 쿠키 영상들을 연상하게 한다. 

'신과함께'는 '저승'이라는 한국적 배경에 히어로 영화다운 액션과 CG를 더하며 한국형 블록버스터-히어로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작품성보다는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의 탄생이라는 평가다.

# 결국에는 '신파'… 엄마 이야기로 눈물짜내기?

 

'신과함께'에서 김자홍 역을 맡은 배우 차태현 [사진 = 스포츠Q 주현희 기자]

 

웹툰 '신과 함께'는 죽음과 삶에 대한 철학, 살면서 인간이 저지르는 죄와 실수 등을 작가적 시점으로 고찰하며 '명품 웹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그러나 '신과함께'는 조금 더 쉬운 이야기 접근법을 선택했다. 주인공 김자홍과 엄마, 동생과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가족애'를 중점으로 삼았다.

많은 가족애를 다룬 영화들이 그렇듯 '신과함께'의 마지막도 '눈물 대잔치'다. 실제 시사회 진행 중 곳곳에는 훌쩍거리는 눈물 소리도 들렸다. 아들들의 모든 실수를 이해하는 인자로운 어머니의 헌신은 관객들의 눈물을 훔치기 충분했다.

그러나 원작과 다른 '색다름'이 결국 익숙한 신파였다는 점은 아쉬움을 선사한다. 영화 '신과함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대신 대다수의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장 쉬운 방법, '가족애'를 선택한 셈이다.

영화 '신과함께'에는 인상적인 오리지널 이야기도 있다. 바로 군대 내 폭력, 관심병사 문제와 총기사고 문제를 이야기에 녹여냈다. 그러나 새롭게 다뤄졌던 군대문제 역시 마지막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신파적 장면으로 이어지며 고발 영화가 될 수 있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영화 '신과함께'는 화려한 캐스팅, 액션, CG등 '볼 거리'가 많은 영화다. 그러나 원작의 진중함과 철학은 2시간 짜리 영화에 담아내지 못하며 원작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선사했다.

한국형 히어로 영화 '신과 함께'가 개봉 이후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영화 팬들의 시선이 6년을 기다린 영화 '신과함께'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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