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황재균-박병호 이어 김현수도 연봉 대박, 이대호로 보는 연착륙 가능성은? [SQ이슈]
상태바
황재균-박병호 이어 김현수도 연봉 대박, 이대호로 보는 연착륙 가능성은?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2.19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년 전 꿈에 그리던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을 확정한 ‘타격기계’는 절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렇게 된다면 ‘실패자’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고 어느 정도의 성과도 보였다. 운이 따르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김현수(29) 19일 4년 총액 115억 원(계약금 65억 원, 총연봉 50억 원)에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실패자’를 자처한 셈이다. 그럼에도 계약 규모를 보면 그 누구도 그를 실패자라고 여길 수 없을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그가 말한 실패가 연봉 대박의 밑거름이 됐다.

 

▲ 김현수가 19일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65억 원, 연봉 50억 원, 총액 115억의 초대형 규모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201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첫해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를 기록해냈다. 타격기계는 어느 곳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러나 이것이 주전자리 보장을 의미하진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김현수는 다시 싸워야했고 결국 더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경쟁자에 밀려 트레이드됐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31(212타수 49안타). 지난해 0.801에 달했던 OPS(출루율+장타율)은 0.599로 추락했다. 자유의 몸이 됐지만 그에게 MLB 로스터 한 자리를 흔쾌히 제안할 구단은 없었다.

그의 말과 달리 MLB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을 반드시 실패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KBO리그 유턴이 대박의 보증 수표가 되는 듯한 상황도 아이러니다.

황재균과 박병호도 마찬가지다. 빅리그에선 웃지 못했지만 국내로 돌아오자 그들을 반기는 구단들이 줄을 섰다. 황재균은 4년 총액 88억 원(계약금 44억 원)에 kt 위즈의 유니폼을 입었고 박병호는 FA가 아님에도 연봉 15억 원, 넥센 히어로즈의 특급 대우를 받았다.

이들의 몸값에 거품이 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구단들의 행보가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다.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을 보면 비교가 쉽다. 대부분 빅리그에 승격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전전하다 국내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MLB에서 어느 정도 족적을 남긴 선수들도 직전 시즌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KBO리그행을 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게다가 적응의 문제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국내무대 활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크나 큰 기대를 모으고 입단했지만 한 시즌도 치르지 못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이들도 적지 않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들이 미국 무대에서는 다시 뛰어난 성적으로 반등한 사례도 있다는 것. 적응 문제를 예삿일로 판단할 게 아님을 증명하는 케이스다.

그러나 국가대표 삼총사 김현수와 박병호, 황재균의 경우 다음 시즌 활약에 의심을 품는 시각은 많지 않다. 이들이 국내무대에서 꾸준히 최고 수준의 기량을 뽐낸 검증이 필요없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는 이 같은 가설을 확신으로 바꿔놓은 사례다. 이대호는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절반의 성공이라 할 만한 성과였으나 전반기 성적(타율 0.288 12홈런 37타점)에 비해 후반기(타율 0.200 2홈런 12타점) 크게 흔들리며 빅리그 구단들의 러브콜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많은 나이도 걸림돌이었다.

 

 

▲ 지난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 이대호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며 올 시즌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스포츠Q DB]

 

결국 친정팀 롯데로 복귀하며 4년 150억 원(계약금 50억 원, 총연봉 10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몸값 거품논란’에 시달려야 했지만 시즌이 시작하자 그를 향한 우려의 시선은 대부분 거둬졌다. 6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대호는 타율 0.320 34홈런 111타점을 폭발하며 올 시즌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몸값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롯데가 5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설 수 있었던 데에 이대호의 공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의 영입은 성공작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빅리거 출신 스타 영입은 더그아웃의 리더를 하나 더 얻는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외국인 선수와 달리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팀 동료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전수할 수 있다는 것도 이들이 지닌 매력적인 점이다.

야구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격언이 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그 어떤 예상도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김현수와 박병호, 황재균을 영입한 LG와 넥센, kt의 팬들은 벌써부터 이들의 다음 시즌 성적을 예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