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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남자' 조동혁 "실장님에 지쳐 배우를 포기하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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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남자' 조동혁 "실장님에 지쳐 배우를 포기하려 했었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2.17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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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데뷔 시절부터 강렬한 이미지로 안방극장을 장악해온 배우가 있다. 바로 '상남자' 조동혁이다. 그는 지난 2004년 SBS 드라마 '파란만장 미스 김 10억 만들기'를 통해 정식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무장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나왔다. 하지만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조동혁은 '거친 남자'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혀 있다. 지난 13일 막을 내린 '나쁜 녀석들'은 이런 그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만들었다. 과연 조동혁은 이런 이미지의 흐름을 배우로서 어떻게 받아들일까? '미우나 고우나' 나선재부터 '나쁜 녀석들' 정태수까지 여러 상남자 캐릭터 통해 조동혁이라는 배우를 집중적으로 분석해봤다.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Q 박영웅 기자] 13일 끝이 난 케이블채널 OCN의 '나쁜 녀석들'은 조동혁에게는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범죄자들을 범죄자들로 소탕한다'는 중심내용을 담은 이 드라마는 최근 드라마 사에서 손꼽힐 정도로 작품성과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인공 4인 방(김상주, 마동석, 박해진, 조동혁)의 연기력 부문이었다. 이들은 영화를 방불케 하는 뛰어난 실감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중 조동혁은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에게 '나쁜 녀석들'은 자신을 조명할 기회이자 보석이었다.

◆ 난 정태수였고 정태수로 살았다.

조동혁은 '나쁜 녀석들'에서 정태수 역을 소화했다. 정태수는 살인청부업자로 수십 번의 살인을 저지르다 22년형을 받은 중죄인이다. 하지만 그는 출소의 조건을 받고 다른 범죄자를 소탕하는 팀에 들어가게 되는 캐릭터다. 얼핏 봐도 정태수는 거친 캐릭터이자 웬만한 카리스마 없이는 소화하기 힘든 배역이다. 실제로 많은 배우가 정태수와 같이 강한 캐릭터를 소화할 때가 가장 힘들고 뜻 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조동혁은 달랐다.

"이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저는 정태수에 푹 빠져 살았던 것 같아요. 연기할 때 감정을 따로 잡을 필요가 없었어요. 그냥 옷만 갈아입고 카메라 앞에 서면 정태수로 몰입됐죠. 제가 배우생활을 10년째 해오면서 처음으로 느낀 감정이었어요. 전 말 그대로 '나쁜 녀석들'이었고 정태수였어요."

조동혁을 단숨에 빠져들게 한 '나쁜 녀석들'의 정태수 캐릭터. 정태수에 이토록 몰입한 이유가 궁금했다.

"'나쁜 녀석들'에 빠져들 수밖에 없던 이유는 확실해요. 우선 정말 준비를 많이 하고 들어간 작품이에요. 초반 캐릭터를 만드는 것부터 신경을 많이 썼어요. 또한, 반 사전제작이라는 방식을 추구했기 때문에 영화처럼 찍다 보니 캐릭터 몰입도가 더 컸어요. 이미 스토리를 다 알고 있으니 연기로서는 감정의 강약 조절만 해도 됐죠. 상대적으로 캐릭터에 대해 연구를 할 시간이 많았습니다."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변신이 필요했기에 난 '나쁜 녀석들'을 선택했다

'나쁜 녀석들'은 조동혁에게 맞춤옷 같았던 드라마다. 강렬한 액션 연기와 진정한 남성 캐릭터에 대해 목마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조동혁은 여러 작품을 소화하는 동안 강한 액션 캐릭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배우로서의 내공을 만들어 왔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상징처럼 돼버린 실장님 연기만을 기억하려 했다. 변신이 필요했다.

"사실 전 강렬한 액션 연기는 나쁜 녀석들까지 3번(야차, 감격시대)밖에 못해봤어요. 이 중 첫 작품이 '야차'였죠. 정말 작품적으로는 훌륭했어요. 하지만 여러 이유로 흥행은 부진했죠. 결국, 제 이미지의 상징처럼 굳어졌었던 '실장님' 역이 계속해 들어왔어요. 무척 힘든 시간이었어요. 배우로서 에너지 소모만 되고, 그래서 배우를 그만둘까까지 생각했었죠."

"이런 힘든 시기에 전 다른 작품을 하지 않았어요. 소방관의 삶을 다룬 리얼예능프로그램 '심장이 뛴다'에만 몰입했죠.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심장이 뛴다'가 이런 저를 잡아 주더라고요. 버텼죠. 그러니까 이후 액션 캐릭터가 다시 들어왔어요 바로 '감격시대'였어요. 솔직히 작품적으로나 시청률 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액션 배우로서 변신을 바라던 저에게는 무척 고마운 작품이었죠."

"감격시대를 통해 액션 배우이미지의 토대를 확실히 잡았죠. 이러던 와중에 '야차'때 (한동화)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죠. '나쁜 녀석들을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단 단숨에 달려가서 대본을 봤고 캐스팅 라인업을 들었어요. 소름이 끼쳤어요. 저를 위해 작가께서 맞춤형으로 써주신 대본, 영화에서나 볼 법한 화려한 캐스팅. 모든 것이 대만족이었어요."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마무리한 '나쁜 녀석들' 조동혁의 남다른 소감

조동혁에겐 '인생작'이라고 말할 정도로 소중한 작품인 '나쁜 녀석들'은 13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의 소감을 들어봤다.

"'나쁜 녀석들'이 모든 면에서 잘되면서 오히려 부담되고 있어요. 차기작에 대한 걱정이죠. 나쁜 녀석들 만큼 괜찮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겠느냐는 걱정부터 그토록 하고 싶던 액션 캐릭터를 유지해야 하느냐 아니면 변신을 시도해야 하느냐는 걱정이죠."

"일단 제가 내린 해답은 제가 캐릭터 욕심이 많은 만큼 다양한 연기를 계속해서 시도하겠다는 것이에요. 다만 '나쁜 녀석들' 시즌2가 방송된다면 정태수와는 겹치지 않는 캐릭터를 소화하겠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 최근 화제가 된 케이블 채널 OCN의 '나쁜 녀석들' 제작발표회 당시 빨간목티를 입은 모습. [사진=스포츠Q DB]

◆ 배우 조동혁을 말하다 '전체를 위해 희생하는 배우'

한참을 '나쁜 녀석들'로 대화를 나눈 조동혁. 그를 보면 볼수록 배우로서의 마력이 넘치는 것 같았다. 그의 배우로서의 연기 방향과 연기관 등이 궁금했다.

우선 그에게 그동안 개인 캐릭터를 살리는 것보다는 극 전체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너무 강했던 것 같다는 질문을 던졌다.

"제가 원래 욕심을 많이 내는 배우가 아니예요. 전체적인 호흡을 위해 연기하는 배우죠. 저는. 지금도 호흡이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어요. 하지만 10년을 연기하다 보니 일부는 후회가 들더라고요. 너무 내 장면에서 조차 욕심을 안 부렸나 바보가 된 느낌이지...라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나쁜 녀석들'에서는 이번에는 내 것만큼은 확실하게 하자는 각오로 연기했어요."

"대본이 미리 나왔고 워낙 배우들이 뛰어나다 보니 호흡에서 절대 문제도 없었고. 제 장면에서 제가 욕심을 부려도 모든 게 완벽하게 들어맞았죠. 이번 경험을 토대로 예전처럼 내 장면에서 누군가에게 비중 있는 연기를 양보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극에서 호흡을 중시하되 저만의 연기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할 생각입니다."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데뷔 10년 차. 조동혁에게 자신이 쌓아올린 연기관에 대한 이야기도 부탁했다.

"제 연기관은 "무조건 열심히 하자"예요. 참 식상한 이야기 같지만, 저에게는 특별하죠. 전 연극영학과 나온 사람도 아니었고 연기에 꿈을 꾸던 사람도 아니었어요. 그러다 연기자가 돼버리니 실력은 없지만, 진짜 열심히라도 하는 배우가 되자는 생각을 하면서 키운 연기관이죠."

"그런데 이 연기관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열심히 하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이 느껴지더라고요. 뚜렷한 답이 없는 연기라는 분야에서 이런 자세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조동혁의 목표는 '발전과 도전'

정점으로 올라가고 있는 배우 조동혁. 견고하게 만들어진 연기력만큼 그의 목표 역시 차근차근하면서도 뚜렷했다. 그는 하나의 캐릭터를 발전시키는 배우의 길과 도전 지향적인 배우의 길을 둘 다 원했다.

"제 목표는 캐릭터를 발전시키는 배우와 도전 지향적인 배우 두 가지 길을 함께 걷는 거예요. 제가 원했던 액션도 잘하면서 바보 같은 코믹 배역도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거죠. 이런 여러 능력을 키워서 앞으로는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제가 가장 잘하는 캐릭터를 들고 영화로도 나갈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조동혁에게 '심장이 뛴다' 출연 시절 장동혁을 때렸다, 실제 프로그램에서 화만 낸다 등의 수상한 소문에 대해 해명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는 조동혁이 출연한 소방서를 직접 취재해 전혀 그런 일이 없다는 해명기사를 쓴 바 있다.

"제가 동혁이를 때려요? 하하하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안 하고 화만 냈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그런 게 아니라 소방대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열악한 지원과 일반인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프로그램에서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 그런 소문이 났던 것 같아요. 시청자 여러분 저런 소문은 믿으시면 안 됩니다."(웃음)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취재 후기] 가만히 있어도 느껴지는 '강렬한 인상'을 가진 조동혁을 실제로 만나 보니 이처럼 따뜻하고 재미있는 남자는 없었다. 쿨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며 말할 줄 아는 남자, 어쩌면 이 시대 진정한 상남자의 표본을 보여주는 배우가 조동혁이 아닐까 싶었다. 그의 배우로서의 더 큰 발전을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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