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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엘 섹시함을 넘은 성격파 배우 '전투형 씬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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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엘 섹시함을 넘은 성격파 배우 '전투형 씬스틸러'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2.3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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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배우는 캐릭터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배우 본인들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일부 배우들은 타고난 캐릭터 완성능력을 갖춘 이들도 존재한다. 배우 이엘(32)이 바로 이런 케이스다. 그는 2009년 배우로 데뷔한 이래 작은 배역과 큰 배역을 가리지 않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를 선보였다. 어쩌면 이런 활약은 타고난 그의 능력일지 모른다.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노민규 기자 ]지난 11월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라이어게임'은 특이한 소재와 연기파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그래서 배우들로서는 더욱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기 만만치 않았던 드라마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엘은 이곳에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특유의 말투, 한눈에 들어오는 연기, 감각적 연기변화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능력으로 안방극장에 진정한 카리스마를 남겼다. 이처럼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이엘. 그를 직접 만나 드라마 이야기부터 연기인생을 직접 들어봤다.

 

◆안된다던 '라이어 게임' 그래도 해냈다

총상금 100억 원이라는 돈 앞에 놓인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담은 반전 심리 드라마 '라이어 게임'은 시작부터 큰 조명을 받지는 못했던 작품이다. 워낙 복잡한 내용도 문제였지만 인기 배우들도 없고 일부 주연 배우들은 이런 스타일의 극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작품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성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엘은 이런 부분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사실 제가 처음 대본을 읽어 봤을 때 대박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이런 스타일의 드라마가 많지 않았고 특이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지금 작품적으로 호평을 받는 것은 당연하고 생각해요. 오히려 저와 다른 출연 배우들 스태프들은 기대했던 바에는 못 미친 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다만 드라마 시작도 하기 전부터 '과연 이 드라마가 제대로 된 캐스팅과 대중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이냐'는 편견이 심했고 우리는 이를 잘 극복한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변화무쌍 캐릭터 라이어 게임의 보석 이엘'

라이어게임의 최대 수혜자를 꼽아본다면 역시 남자 배우에는 이상윤, 여자 배우에는 이엘을 들 수 있다. 그만큼 두 배우는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엘은 극 중간에 투입됐고 상대적으로 주연급 비중이 아니었음에도 완벽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데 성공했다.

"제이미 역 자체가 악녀에서 의리를 가졌던 인물이라는 캐릭터 변화가 있는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특이하게도 어떠한 성격변호를 위한 무리한 움직임이 없이도 잘됐던 캐릭터가 제이미였죠. 모두 주변 배우들의 도움이었던 것 같아요. 모두 친하다 보니 변화되는 캐릭터 연기를 맞춰보는 게 수월했죠."

"제가 굳이 무리하지 배역을 맞추기 위해 착해져야 한다는 고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성격변화 캐릭터를 연기했고 모든 게 잘 흘러갔던 느낌이에요. 또한, 감독님이 생각했던 제이미를 벗어나지 않게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런 부분들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엘에게 라이어 게임은 어떤 작품인지가 궁금했다. 그의 답변은 간단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력과 실력이 결합한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만화가 원작인 게임 장르물 자체가 쉽지 않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가장 드라마답게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봐요. 제가 출연 배우라서가 아니라 정말 훌륭한 작품인 것은 확실해요."

 

◆강한 캐릭터를 가진 연기자 이엘 그녀를 알고 싶다.

라이어게임 처럼 이엘은 그동안 매우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해 왔다. 그가 가진 강한 이미지가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기자도 이엘을 처음 본 순간부터 강렬한 카리스마와 특유의 목소리 톤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너무 이미지가 강한 것은 배우로서 변신이라는 부분에 제약을 될 수도 있다. 배우 이엘의 생각을 듣고 싶어졌다.

"솔직히 저는 시나리오나 개성이 강하지 않으면 감흥이 잘 오질 않아요. 또한, 이런 작품들이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요. 분명 변신을 추구해야 하는 배우로서는 이런 상황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저는 생각이 달라요. 센 역을 하고 싶어도. 섹시한 약을 하고 싶어도 안 되는 배우가 있어요.

"하지만 전 자신 있거든요 보이는 이미지가 무척이나 세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저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입장일지 모르죠. 일단 이런 상황이 갖춰진 이상 저는 제가 가장 잘하는 캐릭터를 완성하고 이를 통해 더 넓게 발전하고 싶어요."

 

◆편견 극복의 과제를 쿨하게 날리다

이처럼 이엘은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센 역과 섹시한 이미지의 역에 대한 부담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주변의 편견 어린 시선은 그로서도 가슴 아픈 부분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역을 하는 배우가 한 캐릭터만을 소화하는 배우보다 좋다는 일반인들의 시선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배우 중에 다양한 연기를 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가장 잘하는 연기를 발전시키시는 분들이 많은 거죠. 솔직히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겠다고 이것저것 찔러보는 것보다는 한 캐릭터를 훌륭히 발전시키는 선배님들처럼 한길로 발전하는 것이 현재의 저로서는 바르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캐릭터와 연기가 발전된 후, 그때부터 연기적 스펙트럼은 넓히면 되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차후 연기적 변신을 위해 해보고 싶은 역이 있을 것 같은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약한 여자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어요. 다만 제가 말하는 약한 캐릭터는 연약하고 가녀린 여자가 아니라 약한 이미지지만 내면은 강한 캐릭터를 말하는 거에요. 또한, 사회적 약자나 액션 혹은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요. 코미디의 경우는 제 일상이 재미있게 사는 것을 추구하다 보니 코드가 맞는다는 부분 때문에 말씀드리는 거에요. 무한도전 개콘 등등 개그 프로를 무척이나 좋아해 몰아보기를 하는 것을 보면 이해하실 겁니다. (웃음)

 

◆캐릭터 위주의 메소드 연기를 하고 싶은 그녀

이엘은 자신의 스타일을 잘 아는 배우였다. 그녀가 추구하는 연기적 방향은 역시 강렬한 개성을 추구하는 성격파 배우였다. 그래서 한씬 한씬을 지배하는 캐릭터가 되고 싶은 꿈이 있다.

"솔직하게 한씬이 나와도 제가 돋보이게 하는 것이 좋아요. 물론 자기를 희생해서 극 전체를 살리게 해주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죠. 하지만 그것은 주연급 이상의 롤이 있는 배우들의 몫인 것 같아요. 전 아직 그런 큰 롤을 맡지 못하다 보니 제 분량과 역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 분량이 한씬 두씬이 나와도 제 이야기가 제대로 들어가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제가 극에서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래서 씬 스틸러라는 별칭이 좋아요. 잠깐을 나와도 나를 인지해 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좋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이렇게 내공을 키우다 보면 언젠가는 주연을 할 기회가 올 것이고 더 큰 배우로 성장하겠죠."

 

◆강렬한 영화배우의 이미지 하지만 드라마에서도 매력을 느꼈다.

이엘은 사실 영화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연기자다. 작품 활동도 영화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이엘은 최근 들어 드라마에서의 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쉽지 않은 선택일 수가 있다. 무슨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제가 가릴 처지가 아니에요. 아직 더 배우고 더 커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영화냐, 드라마냐, 공연이냐의 편견은 옳지 않다고 봐요. 캐릭터가 완성된 배우가 되려면 여러 형태의 작품들을 소화해야 한다고 봐요."

"특히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 사실 영화는 모든 시나리오가 준비된 상태에서 연기를 해서 어쩌면 쉬울 수도 있어요. 그러나 드라마는 다르죠, 모든 상황에서 순발력이 요구되고 장소예측도 힘든 배우에게는 어찌 보면 쉽지 않은 연기 환경이죠. 아직 저는 이런 상황에 맞춰가는 것이 힘겹기도 해요. 그러나 지금 현재 저는 드라마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고 많이 배우면서 새로운 능력을 넓혀 가는 것 같아 행복해요."

 

◆평범한 아이가 배우가 됐고 그래서 남들과 다른 연기관이 있다

이엘은 원래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아이였다 하지만 중간에 그림을 멈췄고 막연하게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보여준 수백 편의 영화와 뮤지컬이 그의 마음을 강하게 때렸고 그때부터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확실히 남들과는 다른 순간적이고 격정적인 배우로의 길을 가게 됐다. 그래서 그는 남들과 다른 연기관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그림만 그리다 여러 사정으로 이 길을 멈추니 막연하더라고요. 뚜렷하게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하지만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봤던 수백 편의 영화와 뮤지컬, 공연 등이 베이스로 깔렸었는지 어느 순간 문득 제 가슴을 요동치게 하더라고요. 갑자기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래서 전 천천히 연기를 시작했고 배우로 사는 삶을 살게 됐어요."

 

특이한 배우가 지녀야 할 이력만큼 그의 연기관이 알고 싶어졌다. 남들과는 다른 느낌이 있는 것 같았다.

"남들과는 다르게 연기를 시작하다 보니 저는 생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관 역시 이런 마인드와 관련이 깊어요. 제 연기관은 '그 캐릭터가 어제도 오늘도 그곳에 살아있는 배우가 돼야 한다'는 것이에요. 제 외모가 편안한 인상은 아니다 보니 캐릭터를 중시하고 이 캐릭터가 시청자들이나 관객분들에게 편안하면서도 기억에 제대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생각이죠."

마지막으로 배우 이엘에 대해 한마디로 말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전 과메기 같은 배우예요. 눈비 속에서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결국 맛좋은 식품이 되는 과메기.(웃음)"

[취재 후기] 강렬한 이미지의 배우 이엘 하지만 그는 따뜻한 인간이었다. 이처럼 강렬함과 따뜻함이 함께 공존하는 배우는 사실 드문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그가 큰 배우로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만남이었다. 그의 끝없는 성장의 마지막이 궁금해졌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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