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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오지환은 '야구의 황의조'가 될 수 있을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8.20 00:48 | 최종수정 2018.08.20 0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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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선동열(55)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직접 나서 해명까지 했지만 한 번 끓어오른 비판 여론이 쉽게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선 감독의 발언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전 대회에서도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한 두 선수의 선발을 두고 이 정도의 후폭풍이 일었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과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은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귀국길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까.

 

▲ 오지환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땅볼 타구를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한 취재진은 선동열 감독에게 “오지환(28·LG 트윈스)의 대표팀 선발이 야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오지환을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민감한 사안이기에 취재진들은 숨죽이고 선 감독에 집중했다.

오지환은 ‘선동열호’ 비판 여론의 중심에 서 있다. 군 입대를 미루고 2018시즌에 들어갔을 때부터 야구팬들의 표적이 된 그는 대표팀에 뽑힌 이후에 더 큰 화살을 맞고 있다. 그는 경찰 야구단이나 상무 야구단에 입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만 28세가 되고도 지난겨울 이 두 구단의 지원을 포기했다. 때문에 노골적으로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통해 병역 혜택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잠시 뜸을 들인 선 감독은 최초에 최종 엔트리를 뽑았던 6월 12일 당시에는 오지환의 성적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지환이 포지션별 베스트 멤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때 스탯은 괜찮았다”고 말했다.

 

▲ 선동열 감독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오지환의 올 시즌 성적은 116경기 타율 0.277(426타수 118안타) 9홈런 61타점이지만, 최종 엔트리를 선발하기 직전인 6월 10일까지는 타율 0.300을 기록하는 등 타격 성적이 좋았다. 소속팀 사령탑인 류중일 LG 감독도 6월 1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아시안게임에 가는 데 희망적이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올해 실책 17개로 앤디 번즈(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지만, 5월 한 달 동안은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비록 멀티 포지션 소화가 되지 않지만 6월 12일 기준으로 ‘백업을 맡을 수준의 공수 능력을 갖췄다’고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판단했다.

그 이후 선동열 감독의 발언이 야구팬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 선 감독은 “비록 지금 논란이 되고 있지만 오지환은 대표팀의 일원이 됐다. 대표팀 발탁 논란 때문에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는 걸로 아는데, 이번에 금메달을 따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오지환을 감쌌다.

여기서 “금메달을 따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말을 두고 야구팬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결과만 내면 다라는 건가”, “금메달을 딴다고 해서 오지환을 선발한 잘못이 지워지진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오지환이 19일 잠실구장에서 야구 대표팀 공식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표팀 발탁 논란을 겪고 있는 오지환을 보면서 떠오르는 이가 있다. 바로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인 황의조(26·감바 오사카).

황의조는 김학범 대표팀 감독과 성남FC 시절 한솥밥을 먹었는데, 이를 이유로 ‘인맥 축구’ 논란이 불거졌다. 그간 A대표팀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황의조가 김학범 감독의 ‘빽’으로 와일드카드 3인에 포함됐다는 것.

하지만 김 감독은 20인 엔트리를 발표했을 때 “나는 학연, 지연, 의리 같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고 그의 발탁 이유가 오로지 실력에 있었다고 설명했고,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큰 점수차로 진적은 없다. 득점을 못해서 진적은 있어도”라며 공격진에 무게를 실은 이유를 밝혔다.

황의조는 8월 15일 바레인전 선발로 나서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낙승을 이끌었다. 17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만회골을 넣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불만족스러운 반응이 대다수이던 네티즌들도 김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와일드카드로 뽑혔을 때 '인맥 논란'이 일었던 황의조(가운데)는 대회 2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비판 여론을 잠재웠다. [사진=연합뉴스]

 

오지환이 황의조처럼 기존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는 아시안게임 경기에서 코칭스태프가 자신을 왜 뽑았는지를 실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다만 주전 공격수 자원인 황의조와 달리, 백업 요원이기에 그라운드에 나서는 시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오지환은 유격수 이외 내야 포지션은 거의 맡지 않았다. 선 감독이 오지환을 갑자기 주전 2루수나 3루수로 기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오지환은 대타나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기용됐을 때 최대한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이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팬들의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과연 오지환은 황의조처럼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자신을 향해 따가운 눈빛을 보내고 있는 팬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까. 모든 건 그가 어떤 면모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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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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