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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4) 손윤상, '개그'와 '악역'은 소중한 자산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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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4) 손윤상, '개그'와 '악역'은 소중한 자산 (上)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28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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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짧은 시간 안에 매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사람들'. 2002년 시작해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장수 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대표로, '실화극장 그날', '기막힌 이야기-실제상황' 등은 실화를 재구성해 극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배우는 역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이들이지만, 특히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매회 새로운 역을 맡는 '만능'이 된다. 스포츠Q는 숨은 별빛들, 즉 '히든스타'들의 이야기를 담은 릴레이 인터뷰를 싣는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노민규 기자] 손윤상(41)은 다재다능한 배우다. 성우 아카데미를 수료하기도 한 목소리는 귀에 쏙 들어오고, 다양한 표정변화와 제스처에서는 무대 위에서의 끼를 엿볼 수 있다. 손윤상은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본격적인 연기 생활에는 8년차에 접어들었다.

 

◆ 우연히 도전한 '당신도 스타' 대회 1등으로 개그맨 공채까지 도전

손윤상은 1997년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어렸을 때부터 끼가 있거나, 개그맨의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본래 제과제빵을 전공했고, 빵을 만들다 신문에서 상금 200만원을 준다는 '당신도 스타 경연대회' 광고를 보고 도전하게 됐다. 성대모사로 출전한 대회에서 손윤상은 1등을 했고, 이후 주장원 간 대회, 1등끼리의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이후 방송사 개그맨 공채 시험에 응시했고, KBS에 합격해 개그맨이 됐다. SBS 공채 시험에서는 개그맨 김준호와 함께 시험을 보기도 했다.

"준호가 제가 준비했던 성대모사와 같은 걸 준비해왔던 거예요. 제 바로 앞 순서로 시험장에서 그걸 하는데, 와, 의욕이 뚝 떨어지더라고요.(웃음) 의욕없이 시험에 임했으니 저는 떨어졌고, 그 친구는 붙었죠. 이후 준호가 KBS 후배 기수로 들어오게 됐어요. 지금도 만나면 그 얘기를 가끔 하곤 해요."

이후 '컬투' 등 선배들에게 카메라를 보는 법, 아이디어를 짜는 방법 등과 코미디에 대해 어깨 너머로 많이 배우며 개그맨 생활을 했다.

 

◆ '못 웃겨서' 시작한 코미디 연기, 본격 배우의 길로

손윤상이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못 웃기는 것 같아서"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1999년 KBS 2TV '개그콘서트'를 처음으로 방송에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심형래, 임하룡 등 선배들로 대표됐던 세트 코미디와는 환경이 달라진 것이다. 손윤상은 세트 코미디나 시트콤과 같은 코미디 연기에는 강했으나, 공개 코미디 형식에는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대학로 소극장에서 코미디 연기를 하기 시작했고, 방송 연기에까지 도전하게 됐다.

본격 연기자로서의 첫 발을 뗀 프로그램은 MBC '현장기록 형사'였다. 처음은 쉽지 않았다.

"적응이 힘들었죠. '왜 이렇게 오버하냐'는 소리를 듣고요. 개그 무대에서 했던 과장 연기가 몸애 배 어 있었으니까요. 개그 무대에서는 장점이었는데, 극에서는 오히려 튀어 보이게 된 거죠. 또, 개그 프로그램은 녹화 진행 속도도 빠른데, 연기는 한 장면을 찍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하니까 시스템적으로도 힘든 점이 있었어요."

▲ MBC '현장기록 형사'에서 연기한 손윤상. [사진=방송 캡처]

◆ 모두가 꺼렸던 악역, 도맡아 했더니 소중한 자산돼

이때 손윤상이 선택한 것은 악역이었다. 배우들이 자신의 원래 이미지 때문에 '악역'으로 보이는 '범인' 역을 꺼리던 시절, 손윤상의 선택은 특별했다.

"저는 원래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손실된다, 그런 생각보다는 이미지 변신이 필요했고 연기를 하는 게 중요했죠. 극중에서 저지른 범죄로 따지자면 100년 형 정도 살 거예요.(웃음) 살인, 방화, 폭행, 안 가리고 저질렀으니까요. 어느날은 옷장을 열어봤더니 악역이 으레 입는 검은 옷만 가득하더군요. 디자인만 조금씩 다른, 누가 봐도 '악역이 입을 것 같은 옷'이요.(웃음) 프로그램 제목이 '형사'인데, 마칠 때까지 형사 역은 한 번도 못 했네요."

 

많은 배우들이 '선역보다 악역이 훨씬 어렵다'고 말하듯, 손윤상 역시 처음에는 악역 연기가 쉽지 않았다. 때문에 더욱 연기를 파고들었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같은 영화를 100번 정도 보기도 했고, 배우의 연기뿐 아니라 카메라 구도같은 전체적인 모습을 주의깊게 봤다.

"덕분에 이제는 악역을 맡게 되면 너무나 편해요.(웃음) 주변에서 '자연스럽다'고, '범행을 저질러 본 것 같다'고 칭찬(?)하고요. 하하하. 어제는 극중 범죄자 수배 전단에 넣을 사진이 필요하다고 급히 연락이 와서, 바로 찍어 보내드렸어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범죄자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됐죠."

◆ 개그와 악역, 연기에 큰 도움되죠

'악역 전문 배우'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악역을 많이 맡으며 연기를 시작했던 경험과, 개그 무대에서의 시간이 손윤상에게는 소중하다. 그는 "덕분에 코미디 연기에 강한 것은 물론이고, 무대에서의 경험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무대에서는 관객 반응을 곧바로 접할 수 있거든요. 아무 대사 없이 눈빛만 보냈을 때도 관객의 웃음이 터질 때가 있고, 놀람의 반응을 할 때가 있죠. 이런 부분들이 '눈빛 연기'를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손윤상은 배우로서 여전히 성장 중이다. 이는 매번 대본을 열심히 분석하고 공부하는 데 있었다.

"'서프라이즈' 중에서 제가 가장 막내거든요. 나이로는 가장 많지만, 가장 늦게 들어왔고 연기 경력도 짧죠. 다른 출연자 친구들은 몸에 밴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는데, 저는 아직도 밤새 대본을 보고, 밑줄을 그으며 분석해요. 이렇게 공부했으면 서울대에 갔을 거예요.(웃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긴장이 돼서요.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대본을 많이 맞춰달라고 하는 편이죠."

"'서프라이즈' 제작진과 배우들은 오랜 시간을 함께 있었다보니 호흡이 참 편하고 좋아요. 짧은 시간 내에서 많은 분량을 찍는 상황인데, 매회 역할이 바뀌어도, 상대의 리액션에까지 익숙하기 때문에 배우들 간 호흡이 좋고, 제작진 분들은 배우에 맞춰 촬영 기법에 익숙하고요. 잘 알아서 맞물리는 내공이 있는 것 같아요."

[히든스타 릴레이]④ 손윤상, "나만의 채소가게와 영화, 도전 중이죠" 下 에서 이어집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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