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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김희애 유아인의 스킨십이 궁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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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김희애 유아인의 스킨십이 궁금한 이유?
  • 안은영 편집위원
  • 승인 2014.03.21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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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안은영 편집위원] 짐작 가능한 매치보다 한 번도 앙상블을 이뤄본 적 없는 솔로이스트들의 협주가 기대 이상의 감동을 안긴다. 그리고 그 이후가 궁금해진다. 김희애와 유아인, 또는 어떤 여자와 남자 얘기다.

여자는 대학시절엔 당대의 트로이카 중 하나로, 마흔 중턱을 넘어서는 독보적인 우아함으로 남심을 홀리고 있는 ‘꽃누나’다. 이미지를 낭비하지 않은 영악함은 여자가 이십년 넘게 톱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남자, 다소 삐딱하지만 비겁하진 않으려는 이십대의 신념이 팔팔하다. 정치적 소신도 있고 일(연기)을 할 땐 ‘물려받은 끼와 재능이 넘쳐서’라는 자만이 아니라 밥벌이의 숭고함을 아는 것도 같다. 여자와 남자, 굳이 만나지 않았어도 각자 두드러진 존재감으로 한 세상 풀어먹었을 것이다.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작가는 꼼꼼한 취재로 디테일을 살리는 콤비로 유명하다. ‘아줌마’의 허울뿐인 교수, ‘아내의 자격’의 교육현실에 이어 ‘밀회’도 허위의식에 절어있는 예술계에 돋보기와 매스를 동시에 갖다 댔다.

클래식 음악계는 천재와 범재가 비틀리는 곳이다. 미담과 전설도 많지만 비위와 비리도 숱할 터, 이 도도한 허세의 금광을 격정 멜로의 토네이도가 휘젓는다? 뼛속까지 극 중 인물로 동화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남자와 여자, 그렇게 작심하고 만난다.

▲ '밀회' 주연배우 김희애, 유아인 [사진=JTBC]

김희애와 유아인, 상정해보지 않았던 낯선 조합이다. 더욱이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면 캐릭터 또한 일생 한 번도 조우하지 않을 법한 인물들이다. 성공을 위해 달려온 클래식계의 브레인과 자신의 재능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한 가난한 피아노 천재. 시작부터 온갖 장애물이 예상되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주인공을 툭 던져 넣으면서 드라마가 탄생한다.

예상되는 첫 번째이자 궁극의 클라이맥스는 두 남녀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혼자서 ‘나 저 사람 사랑하나봐’ 라고 깨닫는 것 말고,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는 순간의 감정이 진짜다. 장애물이 많은 사랑일수록 함께 있을 때 비애가 커지고, 비애는 둘의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시청자로서, 여자가 신분의 허울을 벗고, 남자가 핏덩이의 열등의식을 벗고 날 것의 감정으로 만나는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안-정 콤비의 전작들을 봤을 때 종과 횡의 에피소드가 엮이면서 예술계의 비리들을 조롱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나는 정작 남자와 여자의 스킨십이 궁금하다.

이 둘의 호흡이 얼마나 떨리고, 얼마나 가까이에서 서로를 들여다보고, 얼마나 뜨겁게 끌어안을지 그 앙상블이 궁금하다. 육체적인 얘기가 아니다. 감정의 격랑에 관한 얘기다. 호흡과 피부 뿐 아니라 심장과 뇌의 떨림이야말로 최고의 성감대니까.

난생 처음 만난 남자와 여자가 설렘으로 밤을 지새울 땐 그저 한 가지다. (그 사람이)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마치, 드라마와 연애를 하듯, 나도 그렇게, 궁금하다.

wonhea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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