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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명가를 찾아서] (6) '선배응원' 전통에 보답할 캡틴 이효진의 선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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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명가를 찾아서] (6) '선배응원' 전통에 보답할 캡틴 이효진의 선물 (中)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23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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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승승장구 하던 도중 부상으로 시즌 접으며 마음고생…"많은 메달 따며 후배들에게 선물할 것"

[수원=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최대성 기자] “이번에 놓친 단체전 금메달을 다음 대회에선 꼭 따고 싶어요. 졸업하기 전에 후배들에게 최대한 많은 선물을 주고 싶습니다.”

대학씨름 최강 경기대에서도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졸업반 이효진(22)이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어 단체전에서 정상을 되찾겠다는 다짐이다. 시즌 오픈무대인 회장기대회에서 3연패에 실패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명예회복을 이루겠다는 그 외침은 쩌렁쩌렁했다.

비록 단체전은 4강에도 들지 못했지만 개인전에서는 정상에 다시 올라섰다. 이효진은 지난달 19일 경북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회장기 전국장사대회 대학부 역사급(110㎏ 이하) 결승에서 라이벌 오창록(한림대)을 2-0으로 제압, 정상에 올랐다.

▲ 이효진이 수원 한조씨름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대 씨름부 훈련 도중 포효하고 있다.

주장이 금메달을 따자 후배들도 힘을 냈다. 이정훈(3년)은 청장급(85㎏ 이하), 지대환은 최경량급(75㎏ 이하)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효진은 “단체전에서 정상을 놓친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단체전 정상을 되찾아야 하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선수들이 알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진행돼 나 역시 뿌듯하다”고 웃었다.

◆ 승승장구 했을 때 찾아와 더욱 뼈아팠던 부상

이효진은 1학년 때부터 각종 대회 개인전을 휩쓸며 체급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에는 경북 문경에서 열린 최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본인도 “(내 위치가) 첫 번째 아니면 두 번째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 그간 이효진의 아성을 넘은 선수가 그리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뜻밖의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어야 했다. 첫 대회부터 세 번째 대회까지 우승하며 상승세를 탄 그는 지난해 7월 전국시도대항 장사대회 단체전 오창록과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한창 성적이 좋을 때 다쳐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마음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1학년 때도 잔부상이 많아서 극복하기 어려웠는데 당시 그것보다 더 큰 부상을 당하니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하지만 주장이라는 책임감이 있었기에 재활훈련을 잘 견딜 수 있었고 모래판에도 잘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6개월 이상 재활에 매달린 그는 제주도에서 진행된 동계훈련을 무사히 소화한 뒤 올해 첫 대회에서 금메달을 일궜다. 씨름에 대한 집념이 만든 결과였다.

이효진을 지도하는 김준태(53) 경기대 감독은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정신력도 뛰어나다. 앞으로 더 잘 될 선수다”라며 “올해 키 플레이어다. 앞으로 성적이 좋아야 좋은 조건으로 실업팀에 입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올해가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잘 알고 있었다. “몸값의 변동이 큰 시기이니 일단 성적을 꾸준히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효진은 "단체전에서 최대한 많은 메달을 따 후배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 남다른 응원전, 경기대가 단체전에 강한 이유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씨름부가 있는 학교에 원서를 넣으면서 샅바를 잡게 된 이효진은 경기대에 진학하면서 단체전을 치를 때 분위기가 달라 놀랐다고 한다.

경남정보고 시절에는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엄격하다보니 후배들이 마음껏 응원하지 못했는데 대학교에서는 선후배 할 것 없이 목청껏 응원을 했기 때문.

이효진은 2011년 말 신입생이 되자마자 단체전 우승을 맛봤다. 이때 그는 왜 경기대가 단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경기를 할 때 다른 학교 선수들은 긴장하고 있는데 우리 선배들은 오히려 기합을 넣는 등 열띤 응원을 펼쳤습니다. 1초 안에 승패가 갈리는 만큼, 실력은 한 끗 차이기 때문에 모래판에 있는 선수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용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이것이 단체전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낸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상 때문에 지난해 후반기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마음의 짐이 있는 이효진이다. 남은 대회가 얼마 없기 때문에 훈련 한 번을 하더라도 신중하게 샅바를 잡고 있다. 그는 “실업팀에 대한 이야기는 소문으로만 듣는 정도”라며 “미래에 대한 생각보다는 일단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최대한 많은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훈련도 실전처럼' 이효진(오른쪽)이 수원 한조씨름체육관에서 훈련 파트너를 들어 넘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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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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