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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찬 모습 뒤 '눈치', 반전 매력 오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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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찬 모습 뒤 '눈치', 반전 매력 오연서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4.30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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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신율 연기한 배우 오연서

[300자 Tip!] 지난해 최고시청률 37.8%까지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왔다! 장보리'. 주인공 장보리를 연기한 오연서(28)는 이 드라마로 일약 스타가 됐다. 그 영향 덕에 오연서를 두고 '장보리'를 벗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대상 후보에도 오르고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던 그다.

그러나 이런 예상과 달리, 오연서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의 '신율'을 맡으며 파마머리와 사투리가 인상적인 '장보리'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출연작들의 좋은 성적에 어깨가 좀 올라갔을 법도 하지만, 오연서는 "여전히 시청률에 대한 칭찬('믿고 보는')은 부끄럽다"며 머쓱하게 웃는다.

▲ [사진=웰메이드예당 제공]

[스포츠Q 오소영 기자]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고려시대 저주받은 황자 왕소(장혁 분)와 버려진 공주 신율(오연서 분) 간의 로맨스를 담는 드라마였다. 앞서 사극 '동이'에 출연한 적은 있으나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오연서는 극중 남장, 외국어(중국어) 연기도 해 보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 시대극 첫 주연, 남장·외국어·멜로 도전한 '빛나거나 미치거나'

- 사극 주연이란 점에서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다.

▲ 추운 겨울에 야외촬영이 많았는데 외풍때문에 좀 힘들었다. 그래도 퓨전사극이라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다. 워낙 선배님들, 감독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고. 사극 촬영장에 여배우가 잘 없어서 많이 예뻐해 주셨다.

- 외국어 연기도 화제가 됐다.

▲ 중국어에는 성조가 있는데, 사극에서 쓰이는 중국어라 평소에 쓰는 말보다도 어렵다고 들었다. 중국어 선생님께 배우며 달달 외웠는데 성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정확히 열심히 잘 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던 것 같다. 중국어를 배우신 FD언니는 "발음이 또박또박해서 좋다"고 하셨지만, 부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서. 다음에는 외국어 신이 또 있다면 발음을 포기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사진=웰메이드예당 제공]

- 남장한 채 '개봉이'가 돼 연기한 모습도 인상깊었다.

▲ 남장을 했는데 오히려 남성팬들이 많이 생겨서 신기했다. SNS 댓글에도 '신율보다 개봉이가 더 좋다'고들 하시고. "형님" 하면서 여자가 쫓아다니는 걸 좋아하시는 걸까, 생각이 들어서 좀 신기했다. 남성팬분들도 감사하지만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여배우도 되고 싶다.

- '빛미'를 보고 외모에 대한 감탄도 많았다.

▲ 감사하면서도 그런 말을 들으면 예전엔 좀 별로였나, 싶기도 하다. 여자 주인공이고 많은 남자들의 사랑을 받아야 하니까 메이크업, 조명, 후보정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을 거다.(웃음) 복식과 머리모양이 조선시대와는 다른 느낌이어서 더 신선하게 보셨던 것 같다. 오랫동안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있었나 생각하셨을 수도 있고.

- 첫 시대극 주연에서 얻은 점은 뭘까.

▲ 내게 정통 멜로는 처음이었다. 짧게만 보여줬고 드라마의 주축은 아니었는데, 처음으로 멜로를 해 보니 재밌었다. 사극의 몰입도는 현대극보다 애절하고 절절하다. 목숨을 담보로 사랑하고, 인생에 한번뿐인 사랑이라고 하니까. 그런 극적인 느낌이 색달랐다.

▲ [사진=웰메이드예당 제공]

◆ 당찬 주인공과 달리 겁 많고 눈치보는 '반전' 면모

'왔다! 장보리'의 생활력 강한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간 신율. 오연서는 주로 당당하고 강한 캐릭터를 맡는다. 시원시원하고 똑부러지는 모습은 그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소심하고 당차지 않은 성격"에 겁이 많아 공포영화도 못 보고 놀이기구도 못 타는 모습이 있다.

- '믿고 보는'이라는 말도 이제 붙을 것 같다. 좋은 성적에 대한 소감은.

▲ 운이 좀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잘 돼서 다행이고 기분이 좋다. 미니시리즈 첫 주연이다보니 안되면 다 내 탓 같았는데 잘 마무리돼서 기분 좋다. '믿고 보는'이라는 말은 좀 창피하다.(웃음)

- 장보리, 신율은 당차고 똑똑한 역이다. 실제 오연서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 첫인상과 실제가 달라서 놀라는 분들이 많다. 겁도 많고 눈치도 많이 본다. 놀이기구도 못 타고 귀신 영화도 못 본다.

(영화 '여고괴담5'를 찍지 않았나?) 찍는 것과는 다르다. 아는 배우들이 분장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현장을 벗어나면, 분장이란 걸 알아도 영화를 보면 무섭다.

진취적이고 강단있고 똑부러지는 역을 많이 맡지만, 앞에서는 강한 척해도 뒤에서는 '이번 신 망했다' 하면서 눈물도 흘린다. 혼자 자책하고 다독이는 편이다.

▲ [사진=웰메이드예당 제공]

- '빛미'에서도 그랬던 경험 있었나.

▲ 초반에 '왔다!장보리'와 연기가 똑같다는 기사나 평이 많아서 좀 속상했을 때. 하지만 많은 분들이 갈수록 나아질 거라고 격려해주셨다. 가족들도 많이 다독여줬고, 장혁 오빠, 임주환 오빠가 워낙 많이 도와주셨다. 극에서처럼 현실에서도 두 분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연기했다.

- 시청자 반응을 많이 모니터하는 편인가 보다.

▲ 댓글, 기사 다 본다. 악플을 보고 '왜 나를 싫어하실까' 생각도 했었다. 이제는 연기에 대해 진심으로 충고해주시는 반응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반영하려고 한다. 너무 허무맹랑한 글을 보면 솔직히 속상하지만, 세상에 절대는 없지 않나. '절대 좋아질 수 없는' 그런 건 없으니까 좋은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

- 쉬지 않고 연기하는 것 같다. 원동력은 뭔가.

▲ 가족이다. 나는 시골 출신이다.(오연서는 경남 창녕 출신이다) 아빠는 지방에 계시고 엄마는 날 위해 서울에 올라와 계신다. 나를 위해 젊은 시절을 희생하신 분들과 다같이 잘 살고 싶다. 배우로서, 개인적인 목표도 있지만 가족과 재밌게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특히 내게 신경쓰느라 내 동생은 나만큼 사랑받지 못했다고도 생각이 들어서, 가족들에게 더 잘 하고 싶다. 어서 더 좋은 집으로 이사도 가고 싶고.

▲ [사진=웰메이드예당 제공]

◆ '텐', '신의 퀴즈' 추리·수사극 마니아, 직접 출연도 희망

-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밝힌 이상형이 만화 캐릭터였는데.

▲ 음, 보통 여성분들은 만화캐릭터를 이상형으로 꼽지 않기 때문에 반응이 굉장히 폭발적이었다.(웃음) 만화 '은혼'의 '긴토키'라는 캐릭터인데, 유치하고 가진 것이 없어보이는 남자지만 사실 속에 많은 걸 갖춘 남자다. 지저분하고 바보같지만 묵묵히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그 자리에 있어준다. 티 내지 않고 뒤에 있을 줄 아는 모습이 있는 거다. 대부분 좋아했던 캐릭터가 이런 모습이었다. '슬램덩크'의 강백호나, '소년탐정 김전일'의 김전일이나.

'빛미'의 왕소도 거지꼴을 하고 있지만 사실 사랑과 생각이 큰 남자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 현실엔 잘 없지만.

- 만화와 더불어 계속해서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 추리소설도 좋아한다. 취향이 변하지 않고 변함없이 좋아하는 것들이 만화, 추리소설이다. 요즘은 미국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True Detective)'를 재밌게 봤다. '텐'이나 '신의 퀴즈'도 재밌게 봤고,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트릭'같은 작품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

▲ [사진=웰메이드예당 제공]

- 직접 출연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다.

▲ 탐정은 똑똑하니까, 난 어리바리한 탐정 조수 정도?(웃음) 조수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탐정이 구해주기도 하는.

- 다음 출연작은 어떻게 될까. 함께 출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하반기 정도에 출연하고 싶다. 말랑말랑하고 솔직한,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연기해보고 싶다. 어디선가 영화 '여고괴담6'을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제 선생님 역을 해야 할 것 같다. 하하. 불러주시면 좋겠다.

[취재후기] "장기적으로 하는 예능이면 모르겠지만 단발적인 경우엔 편집이나 한 순간의 표정으로 인해서 오해가 생길 수가 있더라고요. 저는 아무런 생각 없이 한 표정인데… 제가 노련하지 못한 것 같아요. 괜히 좀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인터뷰에서 만난 오연서는 솔직하고 긍정적인 사람이었으나 그간 '오해'로 마음 고생을 했던 면이 있던 듯했다. 때문에 앞으로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은 크지 않지만 "나에 대해서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기적 예능이나 '여행 프로그램'은 재밌을 것 같다"며 눈을 반짝였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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