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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은 어떻게 태동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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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은 어떻게 태동했을까
  • 박경규
  • 승인 2015.05.18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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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규 교수의 풋볼 오디세이] (6) 소도시 캔톤에서 탄생하다

<편집자주> 해마다 2월을 맞으면서 미국은 북미프로풋볼리그(NFL) 슈퍼볼로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슈퍼볼이 지구촌에 생중계되지만 요즘 한국에서는 중계방송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운 현실이다. 럭비와 비슷하게 보이는 이 스포츠가 왜 미국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일까. 열정과 냉정이 맞물린 미식축구 이야기 속에서 그 매력을 따라잡아보자. 한국 미식축구의 선구자 박경규 경북대 명예교수가 들려주는 풋볼 오딧세이와 동행한다.

[박경규 경북대 명예교수] 북미프로미식축구(NFL) 명예의 전당이 있는 곳은 미국 오하이오주의 캔톤이라는 소도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도 쿠퍼스타운에 있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바로 발상지라는 것이다. 캔톤 역시 NFL이 공식적으로 창립된 곳이다. NFL 명예의 전당에는 1만여 석 규모의 미식축구장도 딸려 있다.

1920년 9월 17일. 캔톤의 한 자동차 대리점 사무실에서 11개 팀 대표들이 모여 NFL의 전신인 미국프로미식축구협회(APFA)가 결성됐고 초대 회장으로 짐 소프가 선임됐다. 캔톤과 데이튼, 클리블랜드, 아크론, 매실론, 록 아일랜드 등 오하이오주 6개 팀과 디케이터, 시카고 등 일리노이주의 2개 팀, 해몬드와 먼시 등 인디애나주 2개 팀, 뉴욕주의 로체스터 등이 창설 멤버였다.

▲ NFL은 미국 오하이오주 캔톤이라는 소도시에서 창립됐다. 1920년 11개팀 대표들이 모여 결성한 APFA는 2년 뒤 NFL로 명칭이 바뀌었다. 캔톤에는 NFL 명예의 전당이 있다. 사진은 NFL 로고. [사진출처=The NFL & you by NFL 1999/2000]

11개 팀은 가입비 100달러를 지불했다. 그리고 첫 시즌은 애크론이 8승 3패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APFA는 2년 후 NFL로 명칭이 바뀐다.

창설멤버 11개 팀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팀은 시카고 베어즈의 전신인 디케이터와 애리조나 카디널즈의 전신인 시카고 등이다. 일부에서는 2년 뒤 창단한 그린베이 패커즈도 창설멤버 가운데 한 팀으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시카고와 그린베이는 창단부터 지금Rk지 지역을 옮기지 않은 팀으로 남아 있다.

◆ 프로팀은 189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탄생

공식적인 NFL의 탄생은 1920년이지만 프로미식축구는 19세기 말 펜실베이니아 서쪽의 조그만 시골에서 시작이 됐다고 기록돼 있다.

대학 시절 스타들이 모여서 조그만 시골의 클럽 팀들이 조직됐는데 미국 최초의 프로미식축구팀은 펜실베이니아의 라트로브와 그린스버그, 진넷트 등 공업도시에 위치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주로 대학에서 뛰었던 선수로 구성됐으며 도시간 경쟁의식이 격화되면서 좋은 선수들을 경쟁적으로 스카우트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라트로브는 YMCA가 스폰서를 맡아 선수들의 경기 비용은 물론이고 경기당 10달러씩 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또 라트로브는 프린스턴대의 전미국 올스타 선수였던 토마스 트렌차드에게 75달러를 지급하기도 했다. 그린스버그는 라파이트대 선수들을 모두 스카우트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다른 팀들도 스폰서가 경쟁적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 NFL 명예의 전당 앞에 선 필자. [사진=박경규 명예교수 제공]

최초의 프로팀 경기는 진넷트와 라트로브의 1895년 8월 31일 맞대결. 당시 라트로브가 12-0으로 승리했다. 이어 1897년에는 그린스버그-라트로브전을 보기 위해 5000명의 유료 관중이 몰려들기도 했다.

◆ 추악해진 경기로 AFPA 유명무실, NFL 탄생으로 새로운 출발

프로팀은 뉴욕 북부지역에도 창단됐는데 그 중에서 유명했던 팀이 버펄로와 시러큐스다. 시러큐스에는 팝 와너와 그의 동생으로 코넬대를 다녔던 빌 와너가 활약했다. 시러큐스는 필라델피아 내셔널 팀과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최초의 실내경기를 펼쳐 9-6으로 이기기도 했다.

오하이오주에서도 도시간 경기와 근대 리그의 중간 단계 수준의 경기들이 열리곤 했는데 캔톤, 매실론, 콜럼버스, 아크론 등이 대학 시절 스타 선수들을 모집해 활동했다. 이 가운데 캔톤 불도그는 짐 소프가 활약했던 팀이다.

하지만 당시 경기는 매우 거칠었다. 어떤 선수는 유니폼 안에 철판을 대고 경기를 하는 등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승리를 갈망하고 경쟁의식이 과도해지면서 추악한 경기가 벌어지기도 했다. 조직은 유명무실해졌고 당시 기록도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됐다. 1914년 이전까지는 대학 코치들이 앞장서 프로팀 진출을 막았고 졸업생들에게 프로로 가지 말도록 종용하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프로 팬들은 급감했다. 이에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NFL의 전신인 APFA가 탄생했다.

 

kkpark@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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