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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베이와 시카고, 미식축구 NFL 초창기를 주름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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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베이와 시카고, 미식축구 NFL 초창기를 주름잡다
  • 박경규
  • 승인 2015.06.08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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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규 교수의 풋볼 오디세이] (7) NFL의 발전

<편집자주> 해마다 2월을 맞으면서 미국은 북미프로풋볼리그(NFL) 슈퍼볼로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슈퍼볼이 지구촌에 생중계되지만 요즘 한국에서는 중계방송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운 현실이다. 럭비와 비슷하게 보이는 이 스포츠가 왜 미국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일까. 열정과 냉정이 맞물린 미식축구 이야기 속에서 그 매력을 따라잡아보자. 한국 미식축구의 선구자 박경규 경북대 명예교수가 들려주는 풋볼 오딧세이와 동행한다.

[박경규 경북대 명예교수] 미국프로미식축구협회(APFA)는 조직이 매우 느슨했다. 조셉 프란시스 카가 1921년 회장으로 취임한 뒤 1922년 협회 이름이 오늘날의 내셔널풋볼리그(NFL)로 바뀌었다.

1939년 타계할 때까지 카 회장이 NFL을 이끈 가운데 당시 프로미식축구는 새로운 팀의 창단과 기존 팀의 해산이 거듭되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었다. 콜롬버스, 신시내티, 디트로이트, 버팔로, 그린베이가 새로운 회원으로 가입했고 매실런, 해몬드, 먼시가 탈퇴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초창기 팀은 그린베이 패커즈와 시카고 베어즈, 애리조나 카디널즈 등 세 팀이다.

이 가운데 시카고와 그린베이는 연고지를 변경하지 않았고 카디널즈는 시카고와 세인트루이스를 거쳐 1988년부터 지금 연고지 애리조나에 안착하게 된다.

▲ NFL의 초창기는 창단과 해체를 거듭하는 혼돈의 상태였다. 이 가운데 초창기 멤버 가운데 살아남은 팀은 그린베이 패커즈와 시카고 베어즈, 애리조나 카디널즈뿐이다. 사진은 2009년 대구 피닉스와 서울 바이킹스의 미식축구 경기. [사진=박경규 교수 제공]

◆ 시카고 베어즈의 레드 그렌지, NFL 초창기를 이끌다

어려운 세월 속에서 NFL이 부흥할 수 있었던 것은 1925년 일리노이대 스타 플레이어였던 레드 그렌지가 시카고 베어즈에 입단하면서다.

그의 데뷔전인 시카고 카디널즈전을 보기 위해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 몰린 입장객만 3만6000명이었고 1주일 뒤 뉴욕 폴로구장에서 열린 뉴욕 자이언츠전에는 6만8000명이 입장했을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이런 관중 동원은 전무후무한 것이었다.

1935년에 은퇴한 그렌지는 NFL의 역사책인 '레코드 앤 팩트북'을 통해 짐 소프와 함께 몇 안되는 전설(All Time Greats of the NFL)로 남아 있다.

◆ 경제공황에서도 살아남은 그린베이

NFL 초창기인 1920년대 대표적인 강팀은 캔톤 불도그즈였다. 캔톤은 1922, 1923년 연속 모두 21승 3패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명감독 얼 컬리 램보가 이끌던 그린베이였다. 쿼터백 어니 허버의 활약으로 1920년대와 1930년대를 군림했던 그린베이는 1929~1931년 3년 연속 NFL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 레드 그렌지(왼쪽에서 두번째)는 1920년대 NFL의 부흥을 이끈 스타 플레이어로 짐 소프와 함께 전설로 추앙받고 있다. 사진은 1925년 뉴욕 양키구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그렌지. [출처='더 그레이트 프로 러닝 백']

그러나 미국 전역을 휩쓴 경제공황으로 인해 조그만 도시에 연고를 둔 NFL 팀들은 모두 파산한다. 캔톤 역시 마찬지로 1926년에 문을 닫는다.

다행스럽게도 그린베이는 예외로 살아남았다. 그린베이라는 연고지는 작은 도시였지만 그린베이뿐 아니라 도시 인근의 지역인들의 팀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린베이 패커즈 구단의 주주는 시민들이었다. 티켓의 판매는 주주들에게 우선권이 있어 아직도 외지인들은 표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한다.

◆ 초대 NFL 챔피언은 시카고 베어즈

1933년에 살아남은 팀은 모두 10개팀. NFL은 10개팀을 동부와 서부 디비전으로 나눠 경기를 치르고 시즌 막판에 양대 리그 우승팀끼리 NFL 챔피언전을 치렀는데 시카고 베어즈가 뉴욕 자이언츠를 23-21로 누르고 초대 NFL 챔피언에 올랐다.

이전에는 우승팀은 단순히 NFL 리그 우승팀으로 불렸다. 1933년 경기에서 우승한 시카고 베어즈를 공식적인 NFL 챔피언전 우승팀으로 부른다.

▲ 그린베이 패커즈는 NFL 최초의 챔피언인 시카고 베어즈와 함께 NFL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그린베이는 소도시를 연고로 했음에도 시민들의 성원으로 경제불황도 이겨냈다. 사진은 1929년 NFL리그를 일궈낸 그린베이 선수들. [출처=NFL 발간 'The NFL & you']

시카고 베어즈는 명감독 조지 할라스를 비롯해 다이내믹한 풀백 브론코 나구르스키와 빌 휴이트, 노장이 된 그렌지의 활약을 앞세워 1930년대에만 네 차례 NFL 챔피언에 등극하는 등 '시카고 시대'를 열었다.

특히 시카고의 할라스 구단주 겸 감독은 T 포메이션을 적용하여 승승장구했다. 이후 얼마 되지도 않아 다른 모든 팀들도 T 포메이션을 사용하게 돼 자연히 싱글윙 포메이션 등 기존 포메이션은 사라지게 됐다.

1939년에는 NBC에서 최초로 필라델피아 이글즈와 브루클린 다저스와 경기를 라디오 중계하기도 했다. 이 해 유료 입장객은 100만명을 돌파했다.

■ 필자 박경규 명예교수는?

1948년생. 1966년 서울대학교에서 미식축구를 시작해 경북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이던 1983년 경북대 미식축구부를 창단, 직접 감독을 맡아오고 있다. 1989년 한일대학교류전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1999년 국제미식축구연맹 창립에 관여했고 2005~2011년 대한미식축구협회장을 역임했다. 2013년 정년 퇴임 후에도 아시아미식축구연맹 회장과 경북대 미식축구부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초보자도 쉽게 알 수 있는 미식축구' '그림과 함께 이해하는 미식축구 규칙해설' 등 다수의 미식축구 관련 저서를 집필했다.

kkpark@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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