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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직격탄 맞은 가요계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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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직격탄 맞은 가요계 '진퇴양난'
  • 박영웅기자
  • 승인 2014.04.2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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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기자] 세월호 침몰사고에 가요계가 휘청이고 있다. 국가적 재난 규모의 사고에 가수들의 컴백과 앨범 발매가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동적으로 프로그램 변경이 가능한 방송과 다르게 그대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가요계의 특성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가요계는 현재 대규모 스포츠 이슈들까지 맞닥뜨릴 위기에 놓이며 그 피해가 더욱 커질 상황에 놓이고 있다.

▲ 컴백을 선언한 엑소 쇼케이스 장면

◆가요계 컴백 연기-음원 발매 연기-콘서트 취소 릴레이 직격탄

최근 가요계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음원 발매와 유명 가수들의 컴백이 연이어 이뤄지던 상황이었다. 많은 수의 콘서트 또한 예정돼 있었다. 가요계는 모처럼 풍성한 잔치를 준비 중이었다.

이런 가요계의 움직임은 '시기상의 적절성' 때문이었다. 가요계는 현재 시기가 봄이라는 점과 6월 '2014 브라질 월드컵'과 9월 '인천아시안게임'으로 쏠리게 될 국민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부담스러웠다. 당연히 가요계는 올 3월부터 5월까지를 결단의 시기로 내다봤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올해 봄이 가요계에서는 사활을 걸고 신곡을 내거나 컴백을 하는 시기였다"며 "이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주요 스포츠 행사가 몰려 앨범 시기를 놓치게 되면 올 한해 장사를 못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도 여객선 참사가 터졌고 가요계는 사활을 건 올해 봄의 컴백이나 신곡발표, 콘서트 행사 등을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제 상황을 살펴보면 가요계가 세월호 참사에 얼마나 큰 피해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가수 박정현 [사진=블루프린트뮤직]

우선 시기상으로 가장 크게 직격탄을 맞은 그룹은 엑소다. 엑소는 지난 15일 삼성뮤직과 함께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EXO 컴백쇼'를 개최했다. 컴백쇼 이전 팬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가요계는 엑소의 성공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일부 가요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팬덤'의 선봉격인 엑소가 음반시장의 활로를 뚫어 주길 바랄 정도였다.

그러나 엑소는 컴백쇼 다음날인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식 일정을 취소했고 앨범 발매일을 잠정 연기했다.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았다.

엄청난 팬덤을 자랑하던 엑소가 세월호 참사에 사실상 컴백 연기를 선언하자 가요계의 '연기 러시'는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 엑소 새앨범 홍보 자켓 [사진=SM엔터테인먼트]

 
엑소의 앨범 발매 연기 선언 다음날인 17일부터 정기고와 빈지노가 듀엣곡 '너를 원해' 음원 발표를 연기했다. 블락비 역시 이날 예정된 싱글 '잭팟' 발매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에도 새 앨범 발매와 컴백 연기는 계속됐다. 티아라 지연은 첫 솔로 앨범 '네버 에버(NEVER EVER)' 발표를 미뤘고, 가수 박정현도 미니 앨범 '싱크로퓨전(SYNCROFUSION)' 발매를 장희영은 이번 주 내로 발매할 신곡 '우리 사랑했던 날' 발매 일정을 늦췄다. 또 아이돌 대전을 예감케 했던 2PM과 인피니트, 비스트와 올해 봄 가창력과 음악성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 컴백을 사전 예고했던 박효신, 플라이투더스카이, 휘성 등이 모든 홍보 일정을 포기했다.

공연분야에서도 세월호 여파는 컸다. 22일 현재 취소 혹은 연기된 콘서트는 10여 개 이상에 달한다. 투빅, 양희은, 이정, 이문세, 이정은, 노을 전우성, 장기하와 얼굴들과 일본 밴드 자이니지 훵크 합동공연, 인순이, 와팝, 등의 공연이 잠정 연기됐다.

한마디로 가요계는 중추신경이 마비가됐다. 아무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다.

가요계 유명 스태프로 알려진 한 관계자도 "지금 현재 아무런 일이 없다"며 "일부 중소 소속사들과 가요계 스태프들은 먹고살 걱정을 할 정도로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 이문세 [사진=무붕]

◆진퇴양난 가요계

세월호 사고의 완벽한 처리는 앞으로 2달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워낙 큰 사고라 좌초한 배를 건져 올리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소리다.

가요계에는 절망스러운 소리일 수밖에 없다. 6월 월드컵부터 이어질 9월 아시안게임을 고려한다면 주어진 시간은 촉박하다. 이에 세월호 희생자 사고수습만이라도 마무리될 무렵인 5월에 가요계 소속사들은 대거 컴백을 결정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여럿의 대형 가수들이 쏟아져 나온다면 이는 팬들에게나 소속사나 가수들에게는 결코 바람직한 그림이 아니다. 더욱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속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 시킬 확률이 높고 다양한 음악을 접해야 하는 팬들을 혼란에 빠뜨려 그럴 기회를 줄어들게 만드는 일일 수밖에 없기 때문다. 결국 세월호의 참사는 현재 가요계를 진퇴양난의 상황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가 희생자 수습만이라도 끝날 무렵에 가요계의 '컴백 러시'가 이어질 것 같지만, 이는 서로 죽자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대형 스포츠 행사들로 겨울까지 시간을 끌수는 없고 죽는 걸 알면서도 앨범을 낼 수 밖에 없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 애도를 표하는 건 모두 진심이지만 누적되는 가요계의 피해는 정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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