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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2015] (45) 첫 아이스하키 독립구단 '웨이브즈' 차가운 빙판, 패자부활 찬가는 뜨겁다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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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2015] (45) 첫 아이스하키 독립구단 '웨이브즈' 차가운 빙판, 패자부활 찬가는 뜨겁다 (上)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9.07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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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정 땀방울 '링크 오브 드림'...그들이 스틱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200자 Tip!] 한국 스포츠 현장에서 프로 선수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숫자는 얼마나 될까. 초·중·고교·대학까지 12년 동안 선수의 꿈을 갖고 살았다가 한순간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프로팀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 이들은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기 위한 전쟁을 경험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재도전 기회가 주어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고 독립구단이 탄생하고 있다. 야구에서는 고양 원더스가 없어졌지만 연천 미라클이 독립구단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아이스하키에도 독립구단이 있다.

[글 스포츠Q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내년부터 프로야구 경기가 열릴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생각하지 못했던 장소가 숨어 있다. 서울 고척동 제니스 스포츠클럽 내에 위치한 제니스아이스링크에서는 웨이브즈와 타이탄스, 경희대, 동양이글스 등 4개 팀이 참가하는 한국의 아이스하키 독립리그인 제니스 한국독립아이스하키리그(KIHL)가 벌어지고 있다.

▲ 웨이브즈는 국내 최초의 아이스하키 독립구단이다. 안양 한라와 하이원, 상무 등 아시아리그를 치르는 프로팀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여전히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양원더스가 모든 종목을 통틀어 국내 첫 독립구단이었다면 KIHL은 아이스하키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리그일 것이다. 야구도 경기도에서 독립리그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고양원더스는 해체됐고 연천 미라클이 뒤를 잇고 있을 뿐 독립야구리그의 탄생은 요원하다.

하마터면 해체될 뻔 했던 대학팀 경희대가 초청팀으로 웨이브즈와 타이탄스, 동양이글스 등 세 팀과 함께 참가하는 KIHL은 지난해부터 2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웨이브즈는 최초의 아이스하키 독립구단으로 2012년 11월 창단됐다.

지난해 초대 챔피언 자리를 타이탄스에 내줬던 웨이브즈는 지난달 29일 끝난 2015 KIHL 정규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제 웨이브즈는 19일까지 열리는 타이탄스와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두 번째 시즌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격돌하게 된다.

▲ 국가대표 출신으로 안양 한라의 프로 선수로도 활동했던 김홍일 플레잉 감독은 선후배들이 스틱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웨이브즈 창설을 결심했다. 이와 함께 한국아이스하키리그 창설까지 주도했다.

◆ 김홍일 대표의 '무모한 도전', 독립구단이 탄생하다

프로팀에 비해 저비용 구조라는 독립구단이라고 하더라도 한 개인의 힘으로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웨이브즈와 KIHL 모두 프로선수 출신으로 아이스하키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김홍일(35) 웨이브즈 단장 겸 플레잉 감독의 주도 아래 만들어졌다. 지금은 KIHL을 총괄적으로 주관하는 프라이드오브식스의 대표까지 맡고 있다.

김홍일 대표가 웨이브즈와 KIHL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은 2대째 아이스하키 가문에 부자 대표팀 선수 출신이라는 점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아이스하키에 자신의 인생을 바쳤고 사랑했기 때문이다. 김홍일 대표의 부친은 목동아이스링크 사장을 역임한 김인성(64) 인천아이스하키협회장이다.

김홍일 대표가 웨이브즈와 KIHL을 만든 것도 '부전자전'이다. 김인성 회장도 2010년 서울 목동 목운초등학교 아이스하키 팀을 포함해 초·중·고교 팀을 무려 8개나 창단시켰다. 인천에 있는 초·중·고 아이스하키 팀 가운데 김인성 회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역 시절 안양 한라에서 뛰었던 아이스하키 스타인 김홍일 대표는 은퇴 뒤 우연치 않게 선후배들이 아이스링크에서 새벽까지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독립구단을 만들 결심을 했다. 프로나 실업팀에서 밀려났지만 선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 웨이브즈 선수들이 서울 고척동 제니스아이스링크에서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투잡'을 갖고 있지만 밤마다 모여 경기력 향상을 통해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김홍일 대표는 "선후배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 제가 선후배들에게 '독립구단 형태의 아이스하키팀을 만들면 참여할 수 있겠느냐, 메인 스폰서가 생기기 전까지는 연봉이 없을 수도 있다'고 물어봤더니 오히려 '사비를 털어서라도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답을 해왔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충분히 현역으로 뛸 수 있고 젊은 나이에 은퇴할 이유가 전혀 없는 선수들인데 단지 기회가 없고 팀이 없다는 것 하나만으로 스틱을 놓아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그 결과 탄생한 구단이 바로 웨이브즈다. 어떻게 보면 김홍일 대표의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아이스하키 독립구단의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고양 원더스가 이슈를 모았기 때문에 독립구단 창단에 대한 아이디어와 조언을 직접 얻기도 했다. 웨이브즈 선수들이 직접 고양 원더스의 시구자로 나서는 등 교류를 통해 자매결연을 맺었다.

김홍일 대표는 "아무래도 비인기 종목이어서 그런지 스폰서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장비를 구매했다"며 "네이밍 스폰서를 구해 인빅투스 웨이브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가방 용품 제공을 받는 용품 스폰서 계약이다. 아이스하키가 인기를 모아 KIHL에도 많은 스폰서가 붙어 활성화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 웨이브즈 선수들이 서울 고척동 제니스아이스링크에서 슛 훈련을 하고 있다. 선수들은 웨이브즈에서 체계적인 훈련과 경기 출전을 통해 프로팀에 가겠다는 열망 하나만으로 독립구단 웨이브즈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챌린지 2015] (45) '웨이브즈', 한 쪽 문이 막히니 다른 쪽 문을 열었다 (下)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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