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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형FA 시장' 폐장, 이해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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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형FA 시장' 폐장, 이해득실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16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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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 FA 뺏길 순 없지" 원소속팀 재계약 성공...2차 협상 기다렸던 팀들은 '빈 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일찌감치 '파장' 분위기다. 대어급으로 지목받았던 FA들이 대부분 원 소속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2013~2014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 오른 문태종(39)을 비롯해 울산 모비스의 2년 연속 챔피언 주역인 함지훈(30), 가드 김태술(30) 등 대어급 FA들이 모두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었다.

창원 LG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문태종은 연봉 5억2800만원과 인센티브 1억3200만원 등 보수 합계 6억6000만원에 1년 재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에 받았던 6억8000만원보다 2.9% 떨어진 수치지만 여전히 KBL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다.

▲ 서울 삼성 등으로부터 주목 받았던 김태술은 5년 계약에 연봉 5억원, 인센티브 1억2000만원 등 보수 합계 6억2000만원에 안양 KGC와 재계약한 뒤 전주 KCC로 트레이드됐다. [사진=KBL 제공]

문태종은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훈련장이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말로 LG를 떠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LG의 훈련 체육관이 방이동에 있지만 조만간 이천으로 이전하게 돼 문태종으로서도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된 것.

이 때문에 경기도 용인에 훈련장을 두고 있는 서울 삼성과 서울 SK, 전주 KCC를 비롯해 친정팀 인천 전자랜드까지 문태종이 2차 협상 시장에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LG는 지난 시즌과 큰 차이가 없는 보수 조건을 내밀었고 문태종 역시 LG의 의지를 확인, 계약서에 사인했다.

김태술 역시 최고의 대어였다. 이상범 전 감독의 사퇴 이후 사실상 안양 KGC가 와해됐다는 평가를 받은데다 양희종(30)까지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잡을만한 여력이 없었다.

▲ 이미 울산 모비스 잔류할 것이 유력했던 함지훈은 연봉 3억5000만원, 인센티브 1억5000만원 등 보수 합계 5억원에 5년 계약을 맺었다. [사진=KBL 제공]

양희종은 가까스로 계약기간 5년, 보수 6억원(인센티브 1억8000만원)에 잡긴 했지만 김태술 역시 6억대의 금액을 쥐어줘야 했기 때문에 KGC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다. 김태술 역시 새로운 팀에서 정상에 도전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결국 김태술과 KGC는 물론이고 전주 KCC가 모두 승자가 됐다. KGC는 김태술과 보수 6억2000만원(인센티브 1억2000만원)과 5년 계약을 맺고 KCC로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김태술은 KCC에서 선수생활의 전환점을 맞게 됐고 KGC 역시 수준급 가드 강병현과 장민국을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KCC 역시 가드 부재 고민을 한번에 해결했다.

문태종과 김태술에 비해 함지훈은 일찌감치 모비스 잔류 가능성이 높았다. 2년 연속 챔피언에 등극한 모비스의 '토종 빅맨'인데다 모비스 전술에 상당 부분 맞춰져 있는 선수였고 결국 5년에 보수 5억원(인센티브 1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문태종, 김태술, 함지훈, 양희종만큼은 아니지만 월척급 FA 역시 원소속팀과 재계약했다.

이광재(30)는 5년 계약기간에 보수 2억7000만원(인센티브 8000만원)에 원주 동부와 재계약한 뒤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부산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전자랜드의 정영삼(30)도 5년 계약에 4억원(인센티브 5000만원)에 사인했고 노장 주희정(37)도 SK와 2년에 보수 2억2000만원(인센티브 6500만원)에 재계약했다.

송영진(36)과 오용준(34) 역시 KT와 재계약했다.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들은 27명. 이 가운데 김승현(36) 등은 은퇴를 선택해 원 소속팀이 아닌 9개 구단의 영입 의향서를 받아야 하는 선수는 모두 17명이 됐다.

이 가운데 무려 13명이 원 소속팀이 재계약을 포기한 선수들이다.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2차 협상에서도 선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LG에서 뛰었던 송창무(32), SK에서 활약했던 우승연(30) 등 4명만이 원 소속구간과 입장 차이가 커 협상이 결렬된 경우다.

이들은 오는 20일까지 영입의향서를 받게 되지만 원 소속팀이 제시한 첫 해 연봉보다 많아야 하기 때문에 2차 협상기간동안 사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대어급 FA들이 원 소속구단과 재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전력 누수를 원하지 않는 팀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다른 팀으로 가면 전력 공백은 물론이고 상대팀의 전력을 높여주는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폭 인상된 금액으로 붙잡는데 성공했다. 문태종의 경우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았다.

일찌감치 FA 시장이 파장으로 흘러가면서 감독 교체로 리빌딩을 기대하고 있던 삼성과 동부는 빈 손이 됐다.

이상민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된 삼성은 김승현과 황진원(36)의 은퇴와 함께 김태술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동부 역시 FA 시장에서 '큰 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대어급 FA가 대부분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게 되면서 삼성과 동부 모두 외부 선수 수혈을 통한 전력 보강에 큰 차질을 빚었다. 특히 삼성은 김승현과 재계약하지 않는 것으로 리빌딩을 천명했지만 끝내 FA 시장에서 어떤 선수도 거두지 못할 상황에 몰렸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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