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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막내주자 김온아 효과가 몰고온 인천시청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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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막내주자 김온아 효과가 몰고온 인천시청 우승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5.17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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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아가 끌고 언니, 동생이 밀고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인천시청이 다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인천시청은 17일 인천 계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 SK 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김온아의 9골 활약에 힘입어 서울시청을 27-18로 완파하고 2연승으로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경기 초반부터 서울시청을 따돌린 선수들은 우승을 예감한 듯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후반 내내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늘 그랬듯 에이스 김온아가 높이 날았고 류은희와 원선필은 확실한 지원 사격을 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인천시청 선수들이 챔피언을 확정짓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우승을 확정짓자마자 코트로 뛰어나와 어깨동무를 하고 빙글빙글 돌았다. 조한준 감독을 헹가래로 친 뒤 선수들은 축하하러 코트로 들어선 가족, 지인들과 기념 촬영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 세 번째 챔피언의 의미 

인천시청의 우승에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크다.

우선 2011년부터 시작된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벌써 세 번째 우승이다. 4번의 대회에서 3번 챔피언을 차지했다. 2011,201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른 뒤 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또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픔을 안긴 원더풀삼척을 꺾고 이룬 우승이다. 2013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2패로 무릎을 꿇었던 인천시청은 비시즌간 절치부심해 기량을 갈고 닦았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원더풀삼척을 꺾으며 지난해 패배를 설욕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 서울시청전에서 27-18로 승리해 2년 만에 챔피언에 오른 인천시청 선수들이 챔피언 저지로 갈아입고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규리그 1위팀 서울시청을 격파했다. 인천시청은 리그에서 상대전적 1무1패로 뒤졌지만 단기전을 철저히 대비해 2연승으로 손쉽게 우승했다.

새출발하자마자 왕좌를 탈환했다는 점은 더욱 의미가 크다. 인천시청은 올해 1월 인천시체육회에서 팀명을 변경했다. 2009, 2010 핸드볼큰잔치 2연패를 거둔 벽산건설의 해체 위기로 인천시체육회로 주체가 넘어간 팀은 2011, 2012 핸드볼코리아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인천시청이 그 명성을 잇고 잇다.

◆ ‘우생순’의 마지막 주자 김온아가 팀에 몰고온 파급효과

인천시청 우승의 중심에는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에서 대활약한 '우생순'의 마지막 주자 김온아(26)가 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온아는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에도 굴복하지 않고 '에이스'의 역할을 다해냈다.

김온아는 2012년 런던올림픽 첫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입었다.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오른쪽 무릎 대퇴인대 파열. 김온아는 대회 종료 후 귀국해 수술대에 올랐다. 기나긴 재활을 마치고 지난해 7월에서야 코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훈련을 하며 같은 부위에 통증을 느낀 김온아는 인천시체육회를 2013 전국체전으로 이끈 후 지난해 10월 재수술을 받았다. 또 다시 고통스런 재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온아는 두 번의 큰 수술 후 지난 3월 복귀했다. 그의 합류 전까지 1승1무1패에 불과하던 인천시청은 ‘에이스’의 합류 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우승 한 조한준 감독 역시 “김온아가 합류하며 상승세를 타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왔다”며 두 번 수술의 시련을 거친 김온아의 컴백이 터닝포인트였음을 밝혔다.

긴 공백 끝에 서서히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은 그는 자신의 등번호처럼 이날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팀내 최다인 9골을 넣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정규리그 1위를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상대를 못 이겨봐서 걱정했다”며 “1차전을 준비하며 정신을 바짝 차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온아는 자신의 무릎 상태에 대해 “사실 지금도 아프다. 한 번 수술한 부위는 완쾌가 힘들다”면서 “약물과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치 않은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반 뛰지 못해 팀원들에게 미안했다”고 오히려 성숙함을 잃지 않았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플레잉코칭 골키퍼 오영란은 마흔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맹활약하며 인천시청 우승에 힘을 보탰다.

◆ 40대 수문장과 20대 초반 득점원들의 신구 조화 

우승팀에는 에이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온아는 결코 홀로 분투한 것이 아니다. 인천시청의 우승에는 베테랑 골키퍼들과 90년대생 젊은피들이 있었다.

골키퍼 오영란(42)과 송미영(39)은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다. 이날 2차전에서 오영란은 전반에, 송미영은 후반에 각각 나눠 잇따라 슈퍼세이브로 골문을 지켜 박수갈채를 받았다. 조한준 감독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골키퍼 중에서 오영란과 송미영만큼 해주는 선수가 없다”는 말로 노익장을 보여준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조 감독은 “본인들이 그만두겠다 하기 전까지는 함께 하고 싶다”며 다음 시즌에도 그들과 함께할 뜻을 밝혔다.

언니들이 뒷선에서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면 90년대생 선수들은 공격 선봉에 서 앞선을 휘저었다.

라이트백 류은희(24)는 이번 시즌 도움 1위다. 가장 이타적인 선수일 뿐만 아니라 87골을 터뜨리며 득점 4위에 올라 만만찮은 득점력도 보여줬다. 피봇 원선필(20)도 마찬가지다. 궂은일을 도맡은 것은 물론 득점에도 적잖이 가담했다. 둘은 우승을 확정지은 이날 경기에서도 12골을 합작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온아(왼쪽)와 김선화 자매는 맹활약으로 인천아시안게임 동반 승선을 노린다.

김온아의 동생이기도 한 김선화(23)는 정규리그 득점 5위로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인천시청 공격을 주도하기도 했다. 김선화는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언니와 함께 2014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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