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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꽃청춘' 유연석 "꿈을 향해 달려온 10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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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꽃청춘' 유연석 "꿈을 향해 달려온 10년"②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9.19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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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노민규기자] 지난해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로 얼굴을 내민 이후 ‘국민 짝사랑’ ‘밀크남’ ‘어깨’와 같은 애칭을 얻었다. 유명세가 천정부지로 치솟더니 최근 tvN 인기 예능프로 ‘꽃보다 청춘-라오스 편’ 출연으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영화 ‘제보자’ ‘은밀한 유혹’ ‘상의원’ 3편을 내리 촬영했고, 의류부터 여성용품까지 요즘 그가 등장하는 CF만 9개에 이른다. 가히 유연석(30)의 화양연화다.

 

- ‘꽃보다 청춘’의 반향이 대단하다.

▲ 아무 것도 모른 채 갑작스레 라오스로 떠났는데 즐거웠다. 많은 걸 느낄 수 있었고, 여러 가지 것들을 얻었다. 과거엔 여행스케줄을 완벽하게 수립해야 움직였는데 이번 방송을 통해 바뀌었다. 여행은 나이와 상관없이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가는 게 중요하다. 마음을 먹었을 때 내가 갈 수 있는 곳으로 일단 움직이는 게 맞다. 지금 당장이라도! ‘꽃보다 청춘’을 통해 연기관, 인생관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 ‘꽃보다 청춘’에서 동갑내기 절친 손호준, 막내 바로를 알뜰살뜰 챙기는 엄마 캐릭터로 나온다. 여행서적을 성경처럼 들고 다니며 스케줄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을 배낭여행한 적이 있다. 가족과도 패키지여행이 아닌 배낭여행을 가는 편이다. 그런 경험이 이번에 촬영하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라오스에서의 1주일은 배우 유연석이 아니라 일반인 안연석(본명)으로 또래 친구들이랑 지낸 시간이었다. 내가 원래 꼼꼼한 성격이다. 2남 중 둘째인데 집에서 딸 역할을 많이 했다. 어릴 때 어머니를 도와 빵을 만들거나 과일을 깎기도 했다. 하하.

▲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의 바로 유연석 손호준[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 방송에서 멤버들을 잘 이끌고 나간다. 원래 리더십이 좋은 편인가?

▲ 초등학교 때 전교회장을 했다. 오지랖이 넓었던 것 같다. 친구들 앞에 나서서 뭔가 해보자고 분위기를 띄우거나 친구들을 챙겨주면서 기쁨을 느꼈다. 성격인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이 나와 함께 있을 때 행복했으면 한다.

-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까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배낭여행을 좋아한다. 이번에 불쑥 떠나보니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움직이지 않았나 후회하고 반성하게 됐다.

― 방송에선 세 남자의 모습이 여과 없이 나온다. 그래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

▲ 날씨가 무더워서 팬티차림으로 돌아다니고, 담배를 사달라며 칭얼대던 손호준에게 “저리 꺼져!”라고 막말하는 모습이 죄다 나올 줄 몰랐는데 자연스럽게 봐주셨다 해서 얼떨떨하다. ‘내가 저렇구나’ 깨닫기도 하면서 도대체 뭐가 매력인지 고민 중이다.

 

- 데뷔 후 무명시절이 길었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봤을 때 어떤 순간이 가장 힘들었나.

▲ 다른 꿈을 꾼 적은 없다. 작품이 있으면 집중하면서 버텨나갔는데 작품이 없을 때 가장 외롭고 힘들었다.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난 준비가 다 돼있는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으면 정말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럴 땐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서로 하소연을 하며 위로했다. 100번 넘게 오디션을 봤을 거다. 어느 순간, 익숙해지면서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10~20개를 봐서 하나 붙는 거니까. 그 뒤부턴 실망하지 않았다. 일희일비하거나 조바심도 내지 않았다. 얼마 전 후배가 “밑바닥을 겪었던 선배가 이렇게 성공하니 고맙다. 롤모델이 있으니까 후배들에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더라. 가슴이 뜨거워졌다.

- 나쁜 남자, 순수한 남자 캐릭터를 두루 소화했다. 선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다.

▲ 내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선악이 공존한다는 평가는 스펙트럼의 극단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거니까 최고의 칭찬이다. 예전엔 내 자신이 평범하거나 뚜렷한 이미지가 없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다양한 역할을 해보니 여러 색을 입힐 수 있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 ‘응사’의 순수하고 헌신적인 칠봉이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서 이후 연기하는데 장단점으로 작용했을 것 같다.

▲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하는 게 중요하더라. 칠봉이를 워낙 좋아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칠봉이 캐릭터에만 집착하고 싶진 않았다. 물론 시청자의 기대에 비례해 부담이 커졌지만 난 배우니까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 올해 아프리카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포토에세이 ‘드림’을 발간했고, 첫 사진전 ‘아이’를 개최했다.

▲ 배우는 카메라 렌즈 앞에서 연기를 하지만 사진작업은 카메라 렌즈 뒤에서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걸 담아내는 재미가 크다. 그런 작업을 모으다보니 책 발간으로 이뤄졌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기 위해 출간과 사진전을 열었고, 수익금을 기부했다. 내 꿈에 대해서 다시금 돌이켜보게 됐다. 작가, 포토그래퍼 등 다른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싶진 않다. 연기하면서 가장 큰 희열을 얻기 때문이다. 사진과 책은 그 연장선상의 하나이지 싶다.

- '상의원’에서 왕 역을 맡아 어침장 돌석 역 한석규와 만났다. 공연한 소감은 어땠나. 목소리 톤과 이미지가 비슷한 느낌이 든다.

▲ 촬영 때마다 좋은 얘기를 너무 많이 해주셨다. 내가 겪은 시간을 다 거쳐온 분이라 미주알고주알 얘기를 하지 않아도 속사정을 너무 잘 아신다. 선배님으로부터 귀감이 될 만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비슷하다고?(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석규 선배님은 너무 대단한 배우다.

 

[취재후기] 유연석이 사진촬영을 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 매니저는 유연석에 대해 ‘학구파’라고 추켜세웠다. ‘응사’를 촬영하던 당시, 쉴 틈 없는 스케줄 속에서도 주 2회 대학원(세종대 연기예술학과) 수업에 빠지는 법 없이 꼬박꼬박 참석했다고 귀띔했다. 지난 10년 한 눈 팔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온 유연석은 배우가 되는 꿈을 절반 이상 이룬 것 같다고 자평한다. 그의 우윳빛 얼굴과 넓은 어깨에 기쁨이 한가득 올려진 느낌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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