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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탈여우' 두산베어스 양의지 첫 한국시리즈 MVP, 원톱 포수로 올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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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탈여우' 두산베어스 양의지 첫 한국시리즈 MVP, 원톱 포수로 올라서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1.0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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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박경완 이후 공수를 겸비한 포수는 많았지만 확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한국시리즈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국내 최고 포수로 우뚝 섰다.

양의지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서 선제 솔로 홈런 등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양의지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은 시리즈 4전 전승을 거두며 팀 첫 2연패이자 역대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MVP는 의심의 여지없이 양의지였다. 그는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74표 중 70표를 받았다. 허경민이 5표를 받았고, 더스틴 니퍼트가 2표를 획득했다. 양의지는 기아자동차 K7 승용차(2.4모델)를 부상으로 받았다.

1991년 해태 타이거즈 장채근 이후 25년만의 포수 MVP다. 역대 2번째 포수 한국시리즈 MVP. 양의지는 이번 시리즈에서 16타수 7안타(타율 0.438)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으로 구성된 ‘판타스틱4’ 선발진의 활약이 워낙 두드러져서 그렇지, 양의지의 이번 시리즈 활약도 눈부셨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내내 마스크를 쓰며 NC 타선을 38이닝 2실점으로 막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변칙적인 볼 배합으로 상대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고 선발투수들에게 값진 승리를 선사했다. 그의 창의적인 리드가 있었기에 두산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 동안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을 듣기에 충분했다.

타석에서 활약도 눈부셨다.

지난달 30일 2차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고 전날 3차전에서도 3타수 1안타 2득점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활짝 웃는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양의지는 “자동차를 받아서 너무 좋다”면서 “오늘 경기 전부터 팀 분위기가 좋아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희관이 형의 공이 느리지만 제구력이 좋다. 희관이 형이 타자들을 압도했기에 이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MVP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느낌은 없었다. 아까 2루타를 치기도 했지만 그걸로 경기가 끝난 게 아니었기에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타자들이 마지막에 점수를 많이 내줘서 좋았다”고 몸을 낮췄다.

판타스틱4의 호투를 이끈 점에 대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매우 좋은 투수들이기 때문에 누가 마스크를 썼든 이런 성적을 냈을 것”이라며 말문을 연 양의지는 “좋은 투수들이 있기에 내가 빛난 것 같다. 정규시즌 때는 내가 부상 때문에 많이 빠져서 선발진에 도움을 못 준 것 같다. 내 자리를 메워준 (박)세혁이와 (최)재훈이가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양의지는 “올해 나태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는데, 내년엔 야구장에서 조금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열심히 뛰어다니겠다. 나이를 먹은 만큼, 팀을 잘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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