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분석] 슈틸리케 자찬의 이면, '3대 논란' 가시지 않았다
상태바
[SQ분석] 슈틸리케 자찬의 이면, '3대 논란' 가시지 않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12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나다 평가전 상대로 너무 약해 검증 불가

[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감독으로서 크게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괜찮은 경기였고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헀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경기력을 본 팬들이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평가전 상대인 캐나다가 기대보다 너무나 약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발견하기에 캐나다의 전력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다.

▲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캐나다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긴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표팀이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와 KEB하나은행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김보경(전북 현대), 이정협(울산 현대)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기긴 했지만 오는 15일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앞두고 제대로 점검을 헀는지는 의문이다.

캐나다는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고 한국은 캐나다에 2-0으로 이겼기에 간접 비교만 봐도 안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캐나다를 이끌었던 마이클 핀들레이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 당시에는 캐나다 주력 선수들이 있었고 한국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뛰는 선수들 일부가 불참해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경험을 줬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을 꺾었던 전력에 미치지 못하는 캐나다를 만난 셈이다.

그렇다면 대표팀도 경기력에 대한 3대 논란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모의고사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시험이 너무나 쉽고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면 '진짜 본고사'에서는 80점도 못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박주호-윤석영-김창수-최철순 좌우 풀백문제 해결됐나

이날 대표팀은 컨디션이 떨어진 홍철(수원 삼성)을 제외하고 좌우 풀백으로 2명씩 출전했다. 왼쪽은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윤석영(브뢴비)이 전,후반 번갈아 나왔고 오른쪽은 김창수와 최철순(이상 전북)가 나누어 맡았다.

▲ 박주호(왼쪽)가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캐나다와 평가전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손을 맞잡고 있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 가담이 좋은 김창수, 박주호, 윤석영이 모두 잘해줬다. 풀백들이 공격 가담을 잘해주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측면에서 넓게 벌리고 있으라고 주문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나와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캐나다의 측면 수비는 제대로 대표팀 선수들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일부 관중들도 "캐나다 수준이 너무나 떨어진다"고 혀를 끌끌 찰 정도였다. 후반에는 나아졌지만 전반 캐나다의 경기력은 정말 대표팀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다시 말해 박주호, 김창수 등의 경기력을 점검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히려 후반에 캐나다에 역습을 허용했던 부분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측면 수비력이 기대했던 것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를 하다보면 한두번의 역습은 당할 수 있다. A매치에서 위기 한번 맞지 않는 경기를 몇 번이나 봤느냐"고 반문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 밖의 팀을 상대로 후반에 두세 차례 어려움을 허용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혹자는 잘한 것은 칭찬하지 않고 못한 것만 들춰내느냐고 불만을 터뜨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모의고사 95점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어도 100문제 가운데 95문제를 맞춘 것에 집중해야 할 것이 아니라 왜 5문제를 틀렸는지를 봐야 한다. 그래야 평가전이다.

▲ 정우영(왼쪽)이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캐나다와 평가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중국리그 경기력은 이제 만족할 정도인가

중국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경기력 논란이 쏟아지는 것은 바로 대표팀 수비 불안과 무관하지 않다. 수비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중국리그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중앙 수비수 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푸리), 홍정호(장쑤 쑤닝)를 비롯해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충칭 리판) 등 4명이 모두 중국리그 소속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경기력은 캐나다전에서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웠다. 캐나다의 역습이 있긴 했지만 이는 대표팀 수비가 잘 됐기 때문이 아니라 캐나다 공격력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캐나다 공격수의 슛은 부정확했고 기회를 맞아도 번번이 헛심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봤을 때 중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평가전이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대표팀은 이들의 경기력을 믿고 우즈베키스탄전을 치러야 한다. 또 중국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해서 경기력을 폄훼, 폄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표팀 수비 불안에 이들의 경기력 저하가 이유인만큼 우즈베키스탄전은 여전히 수비 불안에 떨며 치러야할 것으로 보인다.

▲ 이정협(가운데)이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캐나다와 평가전에서 전반 24분 두번째 골을 터뜨린 뒤 정우영(왼쪽), 지동원 등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 그래도 유일한 수확, 이정협이 살아났다

3대 논란 가운데 그나마 수확은 이정협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 20골을 넣고 최우수선수(MVP)까지 된 정조국(광주FC)을 외면하고 4골에 거친 이정협을 뽑은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믿었다. '원조 황태자'로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했던 이정협은 이번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배신하지 않았다.

이정협은 지난 3월 레바논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승을 이끌어내는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이후 경쟁에서 밀리며 8개월 동안 대표팀에 들지 못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이정협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다시 발탁했고 이정협은 복귀전에서 골로 보답했다.

이정협의 복귀로 한국 축구대표팀은 여러 유형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김신욱(울산 현대)을 특급 조커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황소처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황희찬(잘츠부르크), 측면과 최전방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정협은 뒷공간으로 빠져들어가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황희찬, 김신욱, 지동원 등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경쟁력이다. 캐나다전에서 4개의 오프사이드를 기록하긴 했지만 조금 더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면 '원조 황태자'의 위용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