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9:55 (금)
[2017 프로야구 전반기 이슈 결산] ② '환골탈태' 이명기 김민식 최재훈, 활발해진 트레이드
상태바
[2017 프로야구 전반기 이슈 결산] ② '환골탈태' 이명기 김민식 최재훈, 활발해진 트레이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14 0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전반기를 달궜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트레이드였다. 이달 말 마감 시한을 앞두고 벌써 8차례 구단 간 선수 교환이 이뤄졌다. 지난해 수준(6건)을 이미 뛰어넘었다.

과거엔 각 구단들이 트레이드를 꺼렸다. 크게 바라고 적게 잃기만을 원했다. 트레이드가 쉽사리 성사될 리 없었다. 좀처럼 기용되지 않는 선수들도 이적 후 잠재력이 폭발할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180도 바뀌었다.

▲ 지난 4월 트레이드로 SK에서 KIA의 유니폼을 입게 된 김민식(오른쪽)은 주전 안방마님으로 거듭나며 양현종, 헥터 노에시, 임기영 등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시즌 초반부터 트레이드를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본 구단들이 나왔고 이는 더욱 트레이드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효과로 이어졌다.

◆ 허물어진 포수 트레이드 장벽, ‘넝쿨 째 굴러온 복덩이’ 김민식-최재훈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포수들의 이동이 잦아졌다는 것. 8차례 트레이드 중 포수가 끼어있는 경우가 3건이나 나왔다.

포수는 가뜩이나 침체됐던 트레이드 시장에서 금기시됐던 포지션이었다. 무엇보다 1군에서 활용할 만한 포수 자원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주전급으로 성장시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게다가 포수들은 팀 투수들에 대한 정보를 꿰차고 있다. 상대팀의 유니폼을 입었을 때 돌아올 부메랑 효과를 두려워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 4월 7일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가 스타트를 끊었다. 4대4 대형트레이드였고 SK는 포수 김민식(28)과 외야수 이명기(30), 내야수 최정민과 노관현을, KIA는 외야수 노수광과 포수 이홍구와 이성우, 외야수 윤정우를 상대팀에 보냈다.

김민식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이기도 했던 박경완 SK 코치가 아꼈던 제자다. 김민식은 이적 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박 코치가 총애했던 이유를 증명해냈다.

김민식은 타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다. 타율은 0.225(227타수 51안타)로 각 팀 주전 포수들 중 이지영(삼성, 0.221) 이에 가장 낮았지만 득점권 타율 0.343(67타수 23안타)로 찬스에서 강했다. 32타점으로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롯데, 47타점), 양의지(두산, 44타점)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 최재훈은 노쇠화로 신음하던 한화 포수진에 새로운 희망을 안겼다. 만년 2인자에서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마스크를 쓴 김민식의 가치도 타석 못지않았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 임기영 등 팀 대표 투수들을 잘 리드했다. 특히 루상의 주자를 묶어 놓는데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도루저지율이 무려 49.1%(28/57)에 달했다. 김민식의 강하고 정확한 송구에 투수들은 안심하고 타자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팬과 선수들의 투표로 프로 첫 올스타 베스트 12에도 선정됐다.

기나긴 포수난을 해결한 건 한화 이글스도 마찬가지였다. 한화는 지난 4월 17일 내야수 신성현을 내주고 두산에서 최재훈(28)을 받아왔다. 조인성(36, 방출), 차일목(36), 허도환(33) 등 노쇠화된 포수진의 고민을 최재훈 영입으로 덜어냈다.

양의지에 가려있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은 최재훈은 포수가 약한 팀들의 숱한 러브콜을 받았지만 트레이드 카드가 맞지 않아 두산에서 재능을 썩히고 있었다. 트레이드 이후 곧바로 주전 마스크를 쓴 최재훈은 공격적이고도 영리한 리드로 배영수,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등 주축투수들의 극찬을 받았다.

타격에서도 제 몫을 다해내고 있다. 타율도 0.278(133타수 37안타)로 준수하지만 0.373의 높은 출루로 팀 상위타선으로 기회를 훌륭히 연결하고 있다. 최재훈 역시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감독추천으로 커리어 첫 올스타전 무대를 밟는다.

▲ 이명기는 KIA에서 안정된 출전 기회를 잡으며 타격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내가 제2의 박병호? 이명기-윤석민의 ‘각성효과’

2011년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트레이드는 ‘역대급’으로 손꼽힌다. LG는 2005년 입단 후 쉽사리 자리를 잡지 못한 박병호를 내주고 넥센에서 투수 송신영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는 최대의 실수였다. 절치부심한 박병호는 꾸준한 기회를 받으며 연착륙하더니 이듬해부터 4년간 173개의 대포를 날리며 홈런왕을 놓치지 않았다.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전반기 활약만 놓고 보자면 이적 첫 해 활약에서는 박병호를 능가하는 선수들이 보인다.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식이라는 주전 포수를 얻은 KIA는 강력한 테이블 세터까지 확보했다. SK에서 타격 능력만큼은 검증받았던 이명기는 KIA 유니폼을 입고 더욱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타율 0.353(303타수 107안타) 5홈런 49타점 51득점. 전반기 종료 현재 타율 4위에 올라 있다. 1,2번 타자에 주로 배치되고 있는 이명기는 높은 출루율(0.396)로 밥상을 차린다. 7월 9경기에서 11득점에 성공했다. 해결사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득점권 타율이 무려 0.419(74타수 31안타)에 달한다.

kt 위즈의 유니폼을 입은 윤석민(32) 또한 팀의 중심타선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kt는 지난 7일 좌투수 정대현과 서의태를 넥센에 보내고 4번 타자감 윤석민을 데려왔다.

▲ 윤석민은 트레이드로 kt 이적 후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16타수 9안타로 4번 타자의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윤석민에게 적응은 사치였다. 4경기에 나서 16타수 9안타를 쳐냈다. 타율로 따지면 0.563. 7타점 쓸어 담으며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기대했던 연쇄효과도 나타났다. 13일 삼성전에서도 윤석민은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고 그의 앞뒤에 위치한 이진영과 박경수도 1타점씩을 올리며 팀을 8연패 수렁에서 건져냈다.

후반기 윤석민과 이진영, 박경수, 유한준이 이룰 중심타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게 했다.

모든 트레이드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장 성적이 나지 않는다고 트레이드 결과를 실패로 단정 짓기는 섣부르다. 시즌 도중 예기치 못하게 팀을 옮긴 선수들이 새로운 환경과 각 팀만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분명한 것은 활발한 트레이드로 인해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각 팀들은 전력 상승의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야구팬들에게도 새로운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까지는 보름가량 남았다. 가을야구를 노리는 팀들과 미래를 내다보는 팀들이 다양한 카드를 맞춰보며 새로운 뉴스를 던져줄 준비를 하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