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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평창올림픽 최다 金 사냥, 칭찬일색 새 유니폼이 특급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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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평창올림픽 최다 金 사냥, 칭찬일색 새 유니폼이 특급 도우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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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동계 올림픽 효자종목 쇼트트랙이 평창에서 일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외국 선수들에 비해 더욱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홈 링크를 갖췄고 시차, 음식 등 적응의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그동안 속을 썩였던 트리코(경기복) 문제도 이젠 말끔히 해결됐다.

김선태 감독이 이끄는 쇼트트랙 대표팀은 18일 서울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올림픽 시즌을 맞아 새로운 트리코를 공개했다.

대표팀은 2012년 10월부터 휠라코리아를 통해 네덜란드 스포츠 컨펙스가 제작한 유니폼을 후원받았다. 그러나 기존 경기복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결국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평창 대회가 포함돼 있는 2017~2018시즌 돌입을 앞두고 경기복 교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휠라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돈을 투자했기 때문. 이 때문에 휠라 측에서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연맹 입장에서는 이러한 불만에 귀를 닫을 수 없었고 이는 결국 과감한 결정으로 이어졌다.

테스트 결과 네덜란드 헌터 사가 새로운 파트너로 낙점됐다. 이를 후원할 업체로는 브라보앤뉴·영원무역이 선정됐다. 새 유니폼엔 색상과 태극기 등을 포함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기능적인 부분에서 많은 보완이 있었다. 일체감이 향상됐고 선수들의 요구 사항에 맞게 맞춤형 수정이 가해진 부분이 가장 핵심적인 변화다.

대표팀은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22일까지 캐나다 캘거리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이 전에 트리코를 처음 입어봤고 이후에도 두 차례나 불편 사항을 체크한 뒤 수정 과정을 거쳤다.

올림픽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선택이라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새 트리코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3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계주 금메달,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목에 건 심석희(20·한국체대)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키가 커서 늘 사이즈가 큰 제품을 입었는데 헐거운 부분이 있었다. 이번엔 그런 부분을 타이트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선수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경기를 하는데) 특별히 지장은 없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괜찮다”고 밝혔다.

2015, 2016년 세계선수권 종합 1위 최민정(19·성남시청)은 “기존에 입던 경기복은 전체가 방탄 처리가 돼 있어 안전성은 좋았다”면서 “이번 경기복은 부분 방탄이라 무게가 가볍다. 조금 더 조심해서 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빙상연맹(ISU)에서는 선수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있다. 신체 중에서도 유독 약한 부위인 목과 관절 등에 방탄 재질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안정성을 고려해 전체 방탄 제품을 사용했다. 그러나 전체 방탄 트리코는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심석희와 최민정 등은 무게를 최소화하고 움직임을 보다 자유롭게 하기 위해 부분 방탄을 택했다.

최민정은 “부분 방탄 경기복을 입는 것 자체가 처음인데 아직 새로운 경기복을 입고 나서 찢어진 적은 없었다”며 “기록에 대해서는 아직까진 잘 모르겠지만 일단 가벼워서 활동성은 더 좋다.  디자인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2017 세계선수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남자 대표팀 에이스 서이라(25·화성시청)는 향상된 일체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개인적으로 목을 잡아주는 경기복을 선호하는데 그런 면에서 기존 제품보다 조금 더 잘 잡아줘 좋다”고 말했다.

잦은 부상으로 시니어 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임효준(21·한국체대)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처음에 입었을 때 너무 몸에 달라붙어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계속 훈련하다보니 몸을 딱 잡아주는 것 같다”며 “기존 트리코는 그런 느낌이 적었다. 이젠 움직일 때도 잡아주는 게 장점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상에 대해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임효준에게는 몸을 잡아주는 새 트리코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 하다.

김선태 감독도 “그동안 선수들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불편사항을 듣고도 고쳐주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이번을 계기로 그런 점들이 많이 개선됐다. 내부적으로도 만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점을 하나하나 나열해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나만 꼽자면 몸에 달라붙는 일체감이다. 기존에 부족했던 부분”이라고 선수들과 뜻을 같이 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각 선수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수정됐다”며 “필요에 따라 앞으로도 바뀔 수 있지만 이미 불편한 사항이 많이 개선돼 큰 변화 없이 올림픽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헌터 사는 오는 28일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1차 월드컵 대회에도 동행한다. 선수들이 실전을 치르며 느낄 수 있는 불편 사항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추가로 이상이 발견될 경우 재차 수정을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쇼트트랙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안현수와 2관왕의 진선유 등의 활약 속에 금메달 6개(은 3, 동1)를 수확했다. 홈 이점과 선수들의 호평을 받은 새 트리코와 함께라면 평창에서 역대 쇼트트랙 최다 금메달을 수확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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