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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축구] 열도의 분노 "역사적 대패, 처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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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축구] 열도의 분노 "역사적 대패, 처참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2.17 0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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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른 선제골에 우승 희망으로 부풀었던 일본 축구팬들의 기대가 실망, 그리고 분노로 바뀌는 데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일본 사커다이제스트는 16일 포털 야후재팬을 통해 1-4로 일본의 대패로 끝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 한일전 결과를 보도했다. 한일전 4실점은 38년만이라는 소식도 보탰다.

일본 축구팬들의 반응은 실망을 넘어 ‘멘붕(멘탈 붕괴)’에 가까웠다. 분노 섞인 반응도 많았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적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화살은 한국이 아닌 일본 선수들을 향했다.

 

 

일본은 전반 3분 만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앞서갔다. 그러나 전반 김신욱에게 2골, 정우영에게 한 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졌고 후반 염기훈의 프리킥 골로 완전히 그로기 상태가 됐다.

2010년 5월 이후 한국에 진적이 없는 일본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패배 자체는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은 역대 77경기를 치렀고 한국이 40승 23무 14패로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희비가 갈리기는 해도 경기 내용은 늘 박빙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한국 선수들은 공격과 수비 전반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일본 입장에서 4실점 패배는 한국에서 치러진 1979년 한일 정기전(1-4 일본 패) 이후 38년만이었고, 일본에서 치러진 경기에서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1-5 일본 패) 이후 63년만이었다.

7년 전 완패와 함께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에 괴로워 했던 일본 축구팬들은 이날 쐐기골을 넣고 이를 재현한 염기훈의 퍼포먼스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궜다.

일본 누리꾼들은 “굴욕이란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기술과 전술은 물론이고 기세에서도 밀린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자국 선수들을 향한 거센 비판도 이어졌다. “오늘 경기에 나왔던 선수들 다 대표팀 유니폼을 벗어라”, “역사적 대패다. 이렇게 패스 연결이 안되면 전술이 의미가 없다”며 “조금만 압박당해도 걷어내기만 한다. 처참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간부터 한국을 응원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기 같았다”는 자조 섞인 반응과 함께 “이런 실력으로 월드컵에 나간다고?”라며 일본 대표팀의 부진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함께 표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일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에서 마지막에 운명이 갈렸다. 한국이 세계최강 독일이 속한 F조에 멕시코, 스웨덴과 함께 편성된 반면 일본은 상대적으로 무난해보이는 폴란드, 세네갈, 콜롬비아와 한 조가 됐다. 그러나 한국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대표팀의 경기력을 보며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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