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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섹스? 평창 선수단에 콘돔 11만개 제공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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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섹스? 평창 선수단에 콘돔 11만개 제공 의미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02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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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때 아닌 콘돔이 뿌려진다. 그 수량만 해도 무려 11만 개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규모. 전 세계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자리에 왜 이리도 많은 콘돔이 배포되는 것일까. 또 과거엔 어땠을까.

프랑스 AFP 통신은 2일(한국시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 총 11만 개의 콘돔이 배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 어느 동계올림픽과 비교하더라도 많은 개수다.

콘돔은 선수촌은 물론이고 메인프레스센터, 기자촌, 의료센터에도 무료 배표되는데, 콘돔이 담긴 작은 바구니가 곳곳에 위치한 남녀 화장실에 비치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총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선수로만 국한해보면 개인에게 37.6개의 콘돔이 제공되는 꼴이다. 대회 기간이 총 17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2개씩을 써도 남는 수치다.

올림픽과 콘돔. 자칫 연관이 잘 지어지지 않는다. 조직위는 어떤 이유로 이렇게 많은 콘돔을 준비한 것일까.

올림픽에서 처음 콘돔을 배포한 것은 공교롭게도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에서부터였다. 처음엔 8500개를 무려로 지급했으나 점차 늘어나 2008년 베이징 하계 대회에서는 10만 개, 2012년 런던 하계 대회에는 15만 개, 가장 최근 올림픽인 리우 하계대회에서는 무려 45만 개가 제공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과거 선수촌에 콘돔을 공급하는 이유가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AIDS)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기간 중에는 선수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이유로 선수촌 내에서 선수들 간의 교제와 자유로운 성생활이 이뤄지기 일쑤다. 리우 올림픽 때는 당시 브라질 내에서 유행이었던 지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의도로 더욱 많은 콘돔이 제공됐다. 1인당 42개꼴이었다.

실제로 선수촌 내 자판기에서는 콘돔이 쉽게 동이 났고 이 정도로도 모자랄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왔다. 콘돔을 기념품 삼아 2,3개씩 챙겨 들고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2012년 미국 ESPN에 실린 글에 따르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엉뚱한 데 그 힘을 쓰는 것을 지극히 제한을 받는 선수들의 경우 선수촌 내에서 서로 공통점을 갖는 다른 선수들과 쉽게 친해지고 이것이 성관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IOC가 올림픽 때마다 선수촌에 전통과 같이 콘돔을 제공하는 이유다.

섹스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그러나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섹스 올림픽’. ‘콘돔 올림픽’이라며 비아냥 댈 필요는 없다. IOC와 대회 조직위가 선수들의 안전한 성관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콘돔을 제공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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