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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스케치' 범죄 드라마라지만… 수위 높은 성범죄 장면,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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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스케치' 범죄 드라마라지만… 수위 높은 성범죄 장면, 괜찮나요?
  • 강한결 기자
  • 승인 2018.05.2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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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스케치'가 적나라한 범죄를 묘사했다. 범죄 드라마라는 특성상 필요한 장면일 수도 있지만  다소 지나친 묘사가 아니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스케치'(극본 강현성·연출 임태우)에서는 성범죄자에게 인질로 잡힌 민지수(유다인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유다인은 인질로 잡혀 흉기에 위협을 당했다. 성범죄자는 도주하기 위해 유다인의 목을 찌른 후 깊은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사진= JTBC '스케치' 방송화면 캡처]

 

수사물 드라마에서 범죄 장면의 묘사는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범죄묘사는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날 방송에서 문제가 된 것은 성범죄자에 의해 여성이 목숨을 잃은 장면이다. 성범죄자는 김도진(이동건 분)의 아내를 성폭행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거세게 저항했고, 이에 당황한 성범죄자는 장도리로 그의 머리를 내려쳤다.

뿐만 아니라 1회에서는 성폭행 피해자를 찾아가는 강동수(정지훈 분)와 유시현(이선빈)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성폭행 피해자의 과거 사건이 조명됐다.

최근 성범죄로 인한 여성들의 불안감이 점점 커져가는 현실 속에, 드라마 속 범죄 장면은 시청자에게 충분히 공포감을 줄 수 있다. 또한 성폭행 장면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설정은 현실에서 고통받는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

 

[사진=JTBC '스케치' 방송화면 캡처]

 

가해자의 파렴치한 범죄와 피해자의 극심한 고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 하더라도, 조금 더 사려깊은 연출이 필요하다.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 아무리 드라마 속 벌어지는 현실이 허구라고 해도, 결국 사회, 문화적 맥락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스케치'의 1, 2회가 진행된 현재 드라마 스토리의 중심에는 성범죄가 자리잡고 있다. 물론 제작진 역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내기 위해 스토리 속에 담아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범죄로 희생된 사람들이 일회용으로 단순히 주인공의 복수 동기로 소비된다면, 이 또한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드라마 '스케치' 홈페이의 시청소감에도 '여성폭력을 이렇게 잔인하게 드라마 소재로 해야 하나요' '너무 끔찍하고 참혹하다' '저질드라마, 토할 것 같다' '스토리전개 너무한 거 아니냐' 등 우려의 글들이 올라왔다. 물론 시청소감 중에는 '재밌어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대박 기운이 느껴집니다' '흥미진진하네요' 등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스케치’는 첫걸음을 시작했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화에서는 자극적인 범죄묘사와 적나라한 성범죄 묘사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없다면, '스케치'의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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