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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2015] (13) 박태경의 '현미경 과외'에 롤모델까지 바꾼 김경태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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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2015] (13) 박태경의 '현미경 과외'에 롤모델까지 바꾼 김경태 (下)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10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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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지훈련에서 박태경 만나 과외받은 김경태…"국가대표 감독 부임했으면"

[안산=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노민규 기자] “롤모델이 류샹(32·중국)에서 바뀌었어요. 제2의 박태경이 되고 싶어요.”

김경태에게 존경하는 선수가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그동안 김경태 허들 인생의 지침서와 같았던 ‘황색 탄환’ 류샹이 박태경(35·광주시청)에 밀렸다. 그것도 단 두 번의 만남 때문에.

박태경은 과거 110m 허들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간판 스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며 척박한 한국 육상에 한줄기 빛이 돼줬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예선에서 탈락, 아쉽게 마지막 아시아드 무대를 마감했다.

지난 겨울 45일간의 제주 전지훈련 기간 동안 박태경을 만난 것은 김경태에게 행운이자 운명이었다. 박태경에게 이것저것 조언을 들으면서 자신의 허들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 김경태(사진)는 제주 전지훈련에서 박태경을 만난 이후로 허들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 세세하게 알려준 과외, 롤모델 바꾸게 된 계기

박태경은 제주에서 김경태가 허들을 넘는 것을 보자마자 “왼쪽 무릎 높이가 낮다. 얼굴에 무릎이 붙을 정도로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야 한다”며 맞춤형 레슨에 들어갔다.

“허들에 대해 정말 많은 걸 아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는데, 두 번의 만남으로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형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박태경은 허들 위에서 다소 체공시간이 긴 김경태의 자세를 교정해줬다. 이전에는 허들을 넘기 전에 왼발을 뻗었다면, 박태경의 지도를 받은 후에는 왼발을 감으며 차고 올라가 체공시간을 줄였다.

자신의 신기록 13초 43을 깨기 직전 최고기록이 13초 96이었던 만큼 김경태는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여기에 박태경의 노하우가 더해진다면 앞으로 더 큰 영광을 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경태는 "태경이형이 국가대표 감독을 맡게 된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 "국가대표 사령탑 된다면 태경이 형 밑에서 배울 것"

김경태의 꿈은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1년 앞둔 그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한 1년이 될 전망이다.

박태경은 적어도 올해까지는 선수생활을 할 참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현역 생활을 이어갈 것인지를 놓고 잠시 방황했지만, 소속팀 유니폼을 계속 입기로 했다.

김경태는 현재 공석으로 있는 허들 대표팀 사령탑에 박태경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말도 남겼다. 그는 “태경이 형이 감독을 맡는다면 더 열심히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를 것이다.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허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국가대표 상비군 시절 박태경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심재령 코치는 “박태경이 선수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외국 여러 나라를 오가며 새로운 허들 기술을 습득했다. 차기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으면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취재후기] 아직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지만 차분한 말투에서 의젓함을 엿볼 수 있었다. 심재령 코치는 “말투처럼 실생활에서도 의젓한 면모를 보여준다. 장학금을 탔을 때는 친구들, 동생들을 모아놓은 뒤 자신이 산 치킨으로 파티를 벌인다”며 그의 마음 씀씀이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실력만큼 인성도 남다른 김경태다.

ㄴ[챌린지 2015] (13) 신체적 한계·무관심, 김경태가 뛰어넘는 두 허들 (上) 로 돌아가려면.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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