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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 사회적 기업, 어떻게 키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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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 사회적 기업, 어떻게 키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5 2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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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사회적 기업' 세미나…다양한 콘텐츠와 정부의 활성화 지원책 필요

[300자 Tip] 이 세상의 모든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이윤을 남기지 못하고 적자만 보는 기업은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다소 특별한 기업이 있다. 다른 기업처럼 수익 창출을 위해 뛰지만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바로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사회서비스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활동하기 시작했고 한국에서도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접목한 스포츠 사회적 기업이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필요성이 함께 요구되고 있다.

▲ 김상훈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원이 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 사회적 기업 토크콘서트에서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성공 요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Q 글 박상현 박상우·사진 이상민 기자] 한국에 있는 스포츠 기업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이윤을 남기기 위한 마케팅을 한다. 축구와 야구, 농구, 배구 등 프로구단을 비롯해 각종 스포츠 관련 기업 모두 흑자냐 적자냐에 관련없이 모두 이윤을 추구한다.

하지만 스포츠라는 분야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어떻게 보면 스포츠는 공익적인 목적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가장 좋은 예가 생활체육과 장애인 스포츠다. 이윤을 추구하는 스포츠 기업이 생활체육과 장애인 스포츠에 신경을 쓸 수 있을까. 사회 공헌 활동 차원에서 할 수는 있겠지만 전문적으로 할 수는 없다. 모기업이 적자라며 있는 스포츠팀도 해체하는 현실이다. 들인 노력에 비해 이윤은 크게 떨어지는 비관심 분야를 전문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무리다.

이런 분야는 사회서비스의 제공을 주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 맡아야 한다. 이 때문에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중요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스포츠 사회적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다양하다. 스포츠에서 소외된 노년층이나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또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가 중도 탈락한 학생들이나 체육관련 전공자들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복지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 역시 빠듯한 예산에서 이런 분야까지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다.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스포츠 사회적 기업이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장애인생활체육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그리니치 레저 리미티드(GLL)이라는 스포츠 사회적 기업이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 정병기 계명대 교수가 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 사회적 기업 토크콘서트에서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외국 사례 분석과 마케팅 전략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스포츠 사회적 기업 육성과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생활체육회와 함께 지원하고 있는 종합형스포츠클럽 역시 스포츠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 사회적기업 토크콘서트 - 모두를 위한 스포츠'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강연자와 패널들은 스포츠 사회적 기업에 대한 설명과 성공요건에 대해 설명했고 실제로 스포츠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들이 나와 현실을 설명했다. 향후 스포츠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도 이를 경청하며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했다.

◆ 사업 다각화·산업 융합·틈새시장이 성공의 열쇠

스포츠 사회적 기업도 여타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윤을 내야 한다. 다만 그 이윤이 사회 목적에 쓰인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스포츠 사회적 기업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절대 명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라면 이미 다른 기업이 선점했을 것이다. 스포츠 사회적 기업은 결국 돈을 잘 벌 수 없는 사업 분야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모순적인 명제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종합형 스포츠클럽 역시 사실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이미 스포츠센터나 헬스클럽 등 각종 스포츠 시설은 과잉공급이 되면서 레드오션 시장이 된지 오래다. 수영장만 하더라도 연 관리운영비만 20억원이 들고 헬스클럽도 고가의 헬스 장비를 들여놓아야 한다. 그러나 한달 수강료는 5~6만원 정도인 것이 현실이다. 이것도 모자라 회원권을 덤핑 판매하기도 한다. 1년 수강료를 한꺼번에 내면 월 2만원까지 내려가는 것이 현실이다.

강연자로 나선 김상훈 한국스포츠개발원 선임연구원과 정병기 계명대학교 교수는 사업의 다각화와 산업 융합, 틈새시장 발굴을 성공의 요건으로 들었다. 하나의 사업만 갖고는 성공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 서희철 고양 Hi FC 사무국장이 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 사회적 기업 토크콘서트에서 고양 구단의 지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훈 연구원은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결국 융합과 틈새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며 "스포츠는 결국 여가활동이다. 여가활동의 다양성과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사회적 기업이 갖고 있는 공간을 단순히 스포츠 용도로만 활용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만약 종합형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기 위한 체육관을 갖고 있다면 이를 단순히 스포츠 용도로만 쓸 것이 아니라 짜투리 공간 또는 일부 공간을 전시회나 콘서트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병기 교수도 뜻을 함께 했다. 2000년대초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의 마케팅팀에서 종사하며 해외 프로팀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정 교수는 "FC 바르셀로나나 보카 주니어스, 리버플레이트의 예를 보더라도 수십가지의 사업을 운영한다. 리버플레이트만 보더라도 80여가지를 하더라"며 "재정 확보를 위해 유치원 등 교육사업에도 진출하고 핸드볼팀을 운영하기도 한다. 결국 리버플레이트라는 축구단은 허브 역할을 하고 이를 중심으로 스포츠와 스포츠 외적인 사업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 교수는 "스포츠와 스포츠가 아닌 분야를 함께 융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현장을 많이 보고 느껴 평범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며 "스포츠가 체육인들의 영역만으로 생각해 다른 사람들의 참여가 부족했다. 앞으로는 스포츠를 잘 몰라도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대거 영입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K리그는 물론이고 프로 구단을 통틀어 처음으로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K리그 챌린지의 고양 Hi FC도 마찬가지였다.

서희철 고양 사무국장은 "고양 구단 역시 축구단 외에도 일반학교와 특수학교, 지역아동센터, 유소년 선수를 육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35년의 역사를 가진 구단으로 양로원과 교도소 등을 방문해 사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 지원과 함께 중남미 어린이 자선축구도 벌이고 향후 은퇴 선수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의 리그에도 팀을 창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 부준석 한국운동발달연구소 대표가 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 사회적 기업 토크콘서트에서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현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현실, 아직 정부지원이 부족하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이다. 정부의 지원이라는 것은 단순히 금전적인 것만이 아니다. 각종 지원정책에서 소외된다면 그만큼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 스포츠 사회적 기업들의 최대 고민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스포츠 체험 활동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는 청흥의 박흥식 대표는 "선수를 꿈꾸다가 중도 탈락한 학생들을 지도자로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공공시설 개방을 요청했더니 여러가지 제약으로 거정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공공시설 개방 관련법이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방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 도맡아 하고 있는 스포츠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정책과 관련 법률이 없기 때문에 열어주고 싶어도 열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종합형 스포츠 클럽 가운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시설을 빌려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모두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은 경우다. 협약을 맺지 못한 스포츠 사회적 기업은 철저하게 소외되는 것이다.

또 박 대표는 "청소년이 학교에 있으면 교육청 소속이고 학교 밖에 있으면 서울시 소속이라는 터무니 없는 정책도 있다"며 "수영장 건립비용이 20억, 연 운영비용이 20억이라고 한다. 이런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스포츠 사회적 기업은 없다. 결국 공공시설을 빌려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진입 장벽이 있다"고 호소했다.

공공기반 스포츠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사업으로 하고 있는 한국운동발달연구소의 부준석 대표도 "현재 한국의 생활체육 현실은 진입 장벽은 높기만 하고 권리 주장은 힘든 구조"라며 "장벽을 낮춰 스포츠 활동의 기회를 늘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준석 대표와 박흥식 대표는 "스포츠 사회적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스포츠 시설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떨어지지만 스포츠 사회적 기업은 그 공간을 이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스포츠 사회적 기업을 위해 공공시설의 사용 제한을 완화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었다.

▲ 박흥식 청흥 대표가 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 사회적 기업 토크콘서트에서 스포츠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을 토로하고 있다.

[취재후기] 스포츠 사회적 기업은 기업간 경쟁이 뜨겁지 않기 때문에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영원히 블루오션일 수도 있다. 사업분야는 무궁무진하고 어떻게 사업을 융합,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성공 요건은 역시 콘텐츠에 있다.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콘텐츠가 사회 서비스에 이바지할 수 있는 최적의 것이라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나 허술한 지원책은 기업가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향후 스포츠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스포츠 종사자 또는 전공자들도 이에 대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까지 스포츠 사회적 기업의 발전을 위해 해야할 것이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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