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일상에서 떠난 힐링 캠프 '2014 레인보우 아일랜드'
상태바
일상에서 떠난 힐링 캠프 '2014 레인보우 아일랜드'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6.01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원도 춘천=스포츠Q 이예림기자]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무지개 빛으로 물들인다’는 취지의 '2014 레인보우 아일랜드'(이하 '레인보우 아일랜드')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31일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남이섬)에서 개최된 '레인보우 아일랜드'에서는 인디부터 힙합, 록까지 다채로운 음악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날 남이섬의 온도는 33도를 기록했으나 무더위도 뮤지션과 관객의 교감을 방해하진 못했다.

◆ 다양한 장르 음악, 어린 아이부터 중년 남성까지 즐겨

이날 오전부터 캠핑 텐트를 설치하기 위해 관객들이 줄을 서 입장하고 있었다. 공연장에는 특히 젊은 여성들이 많았으며 가족과 연인과 함께 온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에는 스탠딩 구역을 제외한 넓은 잔디밭이 돗자리들로 채워졌다. 사람들이 한 손에 생맥주를 들고 돌아다니는 광경이 많이 포착됐다.

유승우, 정기고, 빈지노와 정기고의 콜라보 무대, 빈지노(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VU엔터테인먼트]

행사는 '레인보우' 스테이지와 '아일랜드' 스테이지로 나뉘어 진행됐다. 많은 관객들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모든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겹치는 시간이 없도록 배정했다. 이날 ‘레인보우’ 스테이지에서는 비스윗, 스탠딩 에그, 빈지노, 장미여관, 김창완밴드, 에스꼴라 알레그리아가 무대를 꾸몄다. 갈릭스, 유승우, 정기고, 페퍼톤스, 최승열,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팀이 '아일랜드' 스테이지로 배치됐다.

이날 이벤트 존에서는 유승우와의 림보 게임, 장미여관과 하는 우유 빨리 마시기 대회 등 뮤지션과 관객들이 함께 어울리는 게임들과 스타의 소장품을 경매로 파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한 여성 관객은 공연장에서 같이 온 친구들에게 “유승우를 가까이서 보니 너무 귀엽더라”를 연발하기도 했다.

스탠딩 구역 사이드에 돗자리를 펴고 앉은 사람들이 누워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무대의 양 옆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스탠딩 구역 뒤에도 대형 스크린이 있어 그 뒤에 앉은 사람들도 앉아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장미여관, 페퍼톤스, 김창완, 최승열(상단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VU엔터테인먼트]

스탠딩에그의 남자 객원 보컬은 “나무가 있고 이런 분위기의 장소에서 하는 공연이 우리나라에 몇 없는데 이 공연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많은 여성 관객들의 환호를 받은 래퍼 빈지노는 “지난해보다 관객들이 훨씬 많아졌다”고 말했다. 빈지노는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며 현장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정기고가 시스타의 소유와 함께 부른 '썸'을 부를 때 한 여성 관객을 무대 위로 올라오게 해 같이 무대를 꾸몄다. 또한 빈지노가 특별 출연해 정기고와 '너를 원해' 콜라보 무대를 장식했다.

밴드 장미여관이 공연할 때에는 중년 남성들을 포함한 남성 관객들이 꽤 보였다. 빨간 글씨로 ‘장미여관’이라고 쓰여 있는 흰색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관객들도 있었다. 장미여관이 곡을 부를 때 스탠딩구역 뒤 잔디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은 많은 사람들이 리듬에 맞춰 손을 흔들었다. 어린 아들을 목마 태우며 몸을 흔드는 아버지들의 모습도 발견됐다.

여대생 김지수(24)씨는 “장미여관의 공연은 실제로 처음이었는데 다음에 콘서트를 꼭 가고 싶을 정도로 오늘 그들의 무대 매너와 라이브 실력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장미여관이 주영훈과 작업한 ‘트위스트’를 부를 때에는 관객들이 엉덩이와 팔을 흔들며 트위스트를 췄고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 노홍철과 작업한 노래 '오빠라고 불러다오'의 전주곡이 흘러 나오자 앉아 있던 사람들도 일제히 일어났으며 남성 관객들도 같이 곡 후반부에 '오빠'를 반복해서 외쳤다. 장미여관은 이날 KBS2 ‘불후의 명곡’에서 우승을 거머쥐게 한 ‘이별의 종착역’을 열창해 관객들의 환호를 얻었다.

빈지노(위)와 김창완밴드의 무대 [사진=VU엔터테인먼트]

◆ 성숙한 관객 문화 돋보인 '2014 레인보우 아일랜드'

이날 공연장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미국에서 왔다는 한 남성 관객은 “휴가를 맞이해 한국에 사는 친구와 시간을 보낼 겸 공연에 왔다. 내가 아는 뮤지션은 단 한 명도 없지만 굉장한 수준의 아티스트들과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공연과의 차이점에 대해 “미국 관객들은 상당히 과격하다. 몸으로 부딪히는 경우도 많은데 한국 관객들은 적당히 절제도 하면서 열광적으로 즐긴다”고 밝혔다. 옆에 있던 친구는 “페퍼톤스의 공연이 언제냐”며 관심을 드러냈다.

직장인 이소현(26)씨는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미여관과 김창완밴드의 공연을 보고 싶어 오게 됐다. 경치가 좋아 자연 경관만 감상했음에도 시간이 빨리 간다. 바닥에 흙이 많아 신발이 더러워진다는 것을 빼면 다 마음에 든다. 아이돌 가수들도 좋아하지만 이런 밴드, 래퍼 뮤지션들의 공연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남편과 5세 딸과 함께 온 박수경(32)씨는 “지난해에 왔을 때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올해 다시 오게 됐다. 지난해에 비해 규모가 작아진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여전히 활기차다. 내년에도 다시 올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앉거나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며 흥을 즐겼음에도 땅바닥 위에 쓰레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관객들은 푸드존, 화장실, 휴대폰 배터리 대여를 해주는 천막 앞에서 긴 줄을 흐트러짐 없이 고수하며 성숙한 문화 시민의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 대도시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자연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일상으로 인해 무력화된 시민들을 힐링한 무공해 음악 캠프였다.

1일 바버렛츠, 플로라, 고상지밴드, 소란, 우쿨렐레 피크닉, 타틀즈, 신나는 섬, 라이너스의 담요의 무대가 이어진다. 이벤트로는 우쿨렐레 강연회, 삼바댄스스쿨, 드림빌 운동회가 준비돼 있다.

pres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