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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평창 동계올림픽 짊어진 김연아의 뒷모습 '그 의연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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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평창 동계올림픽 짊어진 김연아의 뒷모습 '그 의연함이란~'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6.09.2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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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빨간색 의자는 VIP석이라 앉으시면 안돼요~" 엉거주춤 앉으려는 시민들을 향한 자원봉사자의 눈빛이 애처롭다. 쏟아지는 비에 취소될 줄 알았던 행사가 강행됐고 잦아든 비를 틈타 손걸래를 든 스태프들이 바삐 움직였다.

지난 27일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G-500, 이제는 평창이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저마다 비닐 우의를 챙겨 입고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오락가락 하던 비가 제법 잦아들었을 무렵 앞에 마련된 무대 한 켠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김연아다, 너무 예쁘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가 인터뷰를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그녀의 손짓과 몸짓에 즉각 반응했다. 시크한 표정의 김연아는 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소화했다. 여느 때처럼 당당하고 간결한 표정의 그는 역시 프로다웠다.

 

식전 행사가 끝날 때까지 객석의 가운데에 마련된 VIP석은 비워져 있었다. 내리는 비와 텅 빈 VIP석에 행사의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궂은 날씨에 발을 동동 구르는 스태프를 보며 안쓰러운 생각이 든 건 기자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본 행사를 10여 분 정도 앞두고 다시 그가 나타났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가 텅 빈 VIP석 앞자리 가운데에 앉았다. 그리고 적어도 약 5분간 그 상태가 지속되었다. 내리는 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김연아의 뒷모습은 궂은 날씨만큼이나 무거워 보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본 행사가 시작되자 약속이나 한 듯 약 100여 명의 VIP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자리를 잡은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정치인들과 행사관계자들이 비닐 비옷을 챙겨 입는 동안에도 김연아의 표정은 의연했다. 무거웠던 뒷모습에서 느껴졌던 그 얼굴이었다.

 

당초 계획과 달리 자금면에서 어려움을 걷는 등 성공을 마냥 장담하고만 있기 어려워진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엄청난 부채를 남긴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처를 밟지 않기 위해 많은 이들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지금도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500일 후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 축제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비처럼 내리는 주변의 우려와 부담을 고스란히 맞아내는 김연아의 뒷모습처럼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흔들림 없는 의연함과 자신감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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