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당초 한국시리즈에 맞춰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던 두산 베어스 투수 정재훈(36)이 불의의 부상으로 시리즈 출장이 무산되면서 우승 전선에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복귀 전력과 기존 자원들의 분전이 돋보여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어깨 통증을 호소했던 정재훈의 정밀검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우측 어깨 회전근개 부분파열. 결코 가볍지 않은 부상이기에 한국시리즈 엔트리 합류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재훈 입장에선 너무나도 아쉬운 올 시즌이다.

지난해 팀이 14년만의 우승을 차지했을 땐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있었기에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올해 유턴한 뒤 정규리그 때 전성기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펼쳤지만 지난 8월 3일 LG 트윈전에서 박용택의 타구에 맞아 오른팔 골절상을 입었다. 큰 부상이었지만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기 위해 재활에 몰두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부상이 정재훈의 발목을 잡았다. 18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 구원 등판했다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것. 몸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마지막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선수 본인도, 구단도 상심이 컸다.

하지만 대체 전력들이 있기에 정재훈의 빈자리가 그리 크지만은 않다.

우선 군에서 돌아온 투수가 두 명이나 있다. 경찰청에서 홍상삼(26), 상무에서 이용찬(27)이 컴백했다.

홍상삼은 9월 20일 삼성전(1이닝 2실점), 9월 27일 한화전(0이닝 4실점 패전)에서 안 좋았을 때 모습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후 3경기에서 4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쳐 자신감을 회복했다. 올 시즌 성적은 11경기 1패 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25.

이용찬도 두산 뒷문에 큰 힘이 됐다. 5경기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2군 경기 때 속구 구속이 시속 151㎞까지 나왔다”고 밝힌 이용찬은 1군 무대에서도 묵직한 공을 던지며 정재훈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아직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두 투수 모두 가을야구 경험이 있다. 이 역시 두산이 기대감을 품을 수 있는 요소다.

홍상삼은 그간 준플레이오프 9경기, 플레이오프 6경기, 한국시리즈 4경기를 뛰었다. 이용찬도 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6경기, 한국시리즈 2경기에 등판했다. 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가 있지만, 가을야구의 분위기와 리듬을 안다는 건 팀 입장에선 큰 플러스 요소다.

기존 전력들도 괜찮다.

우완 윤명준은 9월 이후 11경기에선 2승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8.03으로 부진했지만 시즌 성적이 4승 2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95로 준수하다. 피안타율(0.236)과 이닝 당 주자허용률(1.19)이 낮아 승계주자를 홈까지 불러들일 확률이 낮다. 이는 한국시리즈라는 압박감이 큰 무대에서도 믿고 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우완 고봉재도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올해 신인인 고봉재는 2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6.17로 활약했다. 이제 막 1군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샛별이지만 선배들 앞에서 씩씩하게 제 공을 던지고 있다.

‘판타스틱 4’로 환상의 선발진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산. 상대적으로 뒷문이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정재훈의 공백을 메워줄 4인방이 있기에 한국시리즈가 두렵지 않다.

트윗하기

이세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