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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김종, 박태환 리우행 그토록 막았던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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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김종, 박태환 리우행 그토록 막았던 '3가지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1.21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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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의원 "다른 선수 밀어주기", VIP 심기 건드렸다? 4대악 척결 명분 시각도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체육계를 농단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회유와 협박까지 해가며 왜 그토록 막았던 것일까.

체육계는 “특정한 하나의 이유로 보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지 않았겠느냐”고 해석한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은 크게 셋이다.

첫째는 다른 선수 밀어주기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태환 부친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김종 전 차관이 밀고 있는 특정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해관계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영길 의원의 트위터 멘션이 사실이라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박태환은 수영선수로서는 전성기가 지난 2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국내에서 적수가 없을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약물을 복용한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의 18개월 징계를 모두 소화했지만 ‘도핑 징계를 받은 선수는 징계 만료 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2014년 7월 강화된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따라 리우 올림픽행이 무산될 뻔 했다.

박태환이 박근혜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는 시각도 있다. 경향신문은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주최한 행사에 박태환이 참석을 거부하면서 미운털이 박혔다”는 대한체육회 고위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던 체육계 사람은 ‘나쁜 사람’으로 찍혔다. 노태강 문체부 전 체육국장,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은 최순실 씨가 개입된 체육계 비리를 투명하게 보고했다가 공직을 떠나야 했다. 박태환도 당했을지 모른다는 시각에 나름 일리가 있는 이유다. 

가장 유력한 설은 ‘명분’이다. 김종 전 차관은 부임 3개월째인 2014년 1월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설립하고 "체육계에 만연한 승부조작, 입시 비리, 폭력, 조직 사유화 등 더러운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사실 최순실의 딸 승마선수 정유라의 뒤를 봐주기 위한 밑그림이었다. 정유라가 2013년 4월 상주에서 열린 승마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자 경찰서가 해당 대회 심판을 조사하고 문체부가 승마협회를 감사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있었다.

김종 전 차관으로선 약물 파동에 휩싸인 박태환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자신이 야심차게 추진한 체육계 정화작업과 배치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도핑 무관용'이라는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무리한 압박을 넣었다면 그간의 행동이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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