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2:15 (금)
[SQ포커스] 우규민 내세우는 한국, '2013 네덜란드 쇼크' 떠올려라
상태바
[SQ포커스] 우규민 내세우는 한국, '2013 네덜란드 쇼크' 떠올려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07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규민 맞춤형 선발 등판, 아픔 있는 김태균-이대호 역할 절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악몽 같은 스타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2라운드 진출을 위해 4년 전 ‘네덜란드 쇼크’를 돌아봐야 한다.

2013년 WBC 대표팀은 1라운드 1차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후 대표팀은 호주, 대만을 차례로 잡았지만 득실점 차에서 밀려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당시 1차전 상대가 이날 만나는 네덜란드였다는 점은 한 번 되새겨볼 점이다. 아픈 기억이지만 4년 전 네덜란드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2라운드 진출을 꾀해야 한다.

당시 대표팀은 선발투수로 에이스 윤석민(KIA)을 내세웠다. 윤석민은 2009년 WBC에서 쾌투를 이어가며 ‘국제용’ 투수임을 증명했었다. 하지만 네덜란드를 상대로는 4⅓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2실점을 기록,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윤석민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3㎞에 그쳤다. 대표팀에서는 최고의 투수였지만 힘이 좋은 네덜란드 타자들을 압도할 만한 공은 아니었다.

그런 면에서 이날 선발 등판하는 우규민(삼성)에게 기대감이 실린다. 우규민은 대표팀의 첫 번째 선발 카드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의 앞엔 장원준(두산)과 양현종(KIA) 등이 있다. 그럼에도 김인식 감독이 우규민을 네덜란드전에 앞세운 이유는 분명하다.

우규민이 네덜란드 타선에 생소한 ‘잠수함’이라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네덜란드 타선에는 언더핸드 투수에 강점이 있는 좌타자가 적다. 2013년 윤석민과 달리 상대 맞춤형 선발인 셈.

우규민이 선발로서 잘 던져준다면 그 다음으로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투입 시점이 중요해진다. 이스라엘전에서 증명됐듯이 오승환은 ‘클래스’가 다른 투수다. 오승환은 4년 전 네덜란드전에서도 마운드에서 유일하게 제 역할을 했다. 8회 1사 2, 3루에서 상대 타선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던 경험이 있다.

네덜란드는 꺾지 못한다면 2라운드 진출도 기대할 수 없다. 오승환의 마무리 역할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경기가 박빙으로 흘러간다면 5회든 6회든 가장 중요한 시점에 언제든지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타선에서는 김태균(한화)과 이대호(롯데)의 책임감이 막중하다. 둘은 ‘네덜란드 쇼크’를 몸으로 경험했던 타자들이다. 당시 타선은 4안타 3볼넷으로 부진했다. 이대호는 3타수 무안타(1볼넷)로 침묵했다. 김태균이 1안타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이스라엘전에서는 나란히 침묵했다. 3번 김태균은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4번 이대호는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그럼에도 김인식 감독은 “타순은 그대로 가겠다”며 믿음을 강조했다. 한 차례 아픔을 안긴 네덜란드를 상대로 베테랑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네덜란드 선발로 예정된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가 국내에서 뛸 때보다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본 프로야구(NPB)와 메이저리그(MLB) 등에서 수준 높은 투수들을 많이 상대해 본 김태균과 이대호에게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4년 전에는 유격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2루수 정근우(한화), 포수 강민호(롯데), 3루수 최정이 나란히 실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다행인 점은 전날 수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는 것.

네덜란드를 넘어야 그 다음을 바라볼 수 있다. 두 대회 연속으로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4년 전을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