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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이정협 사랑, 황희찬-김신욱보다 무엇이 낫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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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이정협 사랑, 황희찬-김신욱보다 무엇이 낫기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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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축구가 중국에 굴욕을 당했다. 한국만 만나면 벌벌 떨던 중국은 없었다. 오히려 어쩔 줄 몰라 하는 쪽은 한국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황희찬(21·레드불 잘츠부르크), 김신욱(29·전북 현대)을 과감히 기용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슈틸리케호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것은 이정협(26·부산 아이파크)이다. 이정협은 2015년 아시안컵을 앞두고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소속팀에서 큰 활약을 보이던 것도 아니었기에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었다.

이정협은 아시안컵에서 호주와 조별리그 경기, 이라크와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볼 컨트롤이나 슛 능력이 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적극적인 수비가담과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활발한 활동량 등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높은 점수 받았다.

이정협 기용에 대한 이유가 납득이 갔고 성과까지 잘 나왔기에 큰 반발은 없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정협은 소속팀에서 부진했지만 대표팀에 번번이 발탁됐고 꾸준히 선발 출장했다.

이정협이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입지를 다지는 동안 황희찬과 김신욱은 벤치를 달궈야 했다. 황희찬은 많은 기대를 받고 슈틸리케호에 승선했지만 출전 시간이 4경기를 합쳐도 82분에 불과했다. 경기 당 20분 가량을 뛰는데 만족해야 했다.

황희찬은 유럽에서도 수준급 클럽들만 진출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3경기에 출전해 니스(프랑스)전에서는 멀티골도 작렬했다. 올 시즌 공식경기에서 10골을 뽑아내며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김신욱은 지난해 14억7000만 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같은 팀 김보경(10억860만 원), 이동국(8억 6726만 원)을 제치고 K리그 최고 연봉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몸값이 정확히 실력으로 환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K리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라는 방증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황희찬과 마찬가지로 대표팀에서는 기회가 적었다. 슈틸리케 부임 이후 8경기를 치렀지만 선발은 단 한 차례였다. 최종예선 4경기에 모두 나섰지만 그가 부여받은 역할은 롱패스를 주변 선수들에게 떨궈주는 것 정도로 제한됐다. 슈틸리케에게 김신욱은 그저 제공권 우위를 점하기 위할 때만 사용하는 반쪽짜리 선수로 인식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정협이 리그에서 최근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그 무대는 K리그 2부인 챌린지다. 아무래도 K리그 클래식이나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 비해서는 수비수들의 수준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중국전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이정협이었다. 전반 내내 크게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이정협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신욱과 교체됐다. 결과는 0-1 패배.

자신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선수들에 대해 무한신뢰를 보이는 슈틸리케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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