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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류현진에 대한 평가절하, 과연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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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류현진에 대한 평가절하, 과연 정당한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8.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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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도대체 얼마나 더 잘 던져야 할까. 류현진(30‧LA 다저스)이 점점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현지 언론의 평가는 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리 선발진이 화려한 다저스라지만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도 가을야구에서 선발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류현진 입장에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류현진은 다저스의 가을야구 선발 경쟁에서 한 발 뒤처진 느낌이다. 흉쇄 골절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DL)에 올라 있는 알렉스 우드에 대한 신뢰는 높지만 어깨 부상을 당하기 전 포스트시즌에서 호투를 펼쳤던 류현진에 대한 믿음은 낮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의 포스트시즌(PS) 선발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을 타진한 29일(한국시간)자 보도에서 “다저스는 여전히 왼손 불펜을 누가 맡을지 분명하지 않다. 우드가 불펜으로 내려가고 류현진이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질문이 늘어났다”고 운을 뗐다. 여기까지만 보면 류현진이 PS 선발진에 포함될 거라는 전망이 나올 것 같지만 아니었다. 한국 팬들을 위한 립 서비스 차원의 오프닝이었다.

이 언론은 “다저스는 우드의 부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진 않는다. 그는 다음주 샌디에이고에서 다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우드가 건강하다면 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유, 리치 힐과 함께 PS 로테이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아직 몸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는데, 우드가 류현진을 제치고 가을야구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거라고 본 것이다. 후반기 기록만 놓고 보면 류현진의 성적(6경기 2승 평균자책점 1.54)이 우드(7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3.80)보다 좋다.

의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이 후반기에 쌓은 기록이 약팀을 상대로 한 결과물이라며 평가절하 했다.

“미네소타 트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류현진이 후반기에 상대한 팀들을 고려해야 한다. 이들은 좋은 팀들이 아니다. 일부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최악이다. 8월 뉴욕 메츠와 10월 워싱턴 내셔널스와 붙는 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아무리 마지막 실전이 3년 전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류현진이 강팀을 상대로 쌓은 승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나마 올 시즌 전반기 강팀을 상대로 잘 던지고도 승을 챙기지 못한 대목은 언급되지도 않았다. 2013년부터 2년간 가을야구에서 1승(2경기) 평균자책점 3.60, 1경기 평균자책점 1.50으로 강한 면모를 보인 부분도 묻혔다.

류현진이 후반기 호투를 이어가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지만 이 언론은 수술 경력을 들며 PS에서 1이닝 불펜으로 뛰는 것도 쉽지 않다고 봤다. 우드 역시 수술 전력이 있고 마에다는 팔꿈치 인대에 손상이 있지만 LA 타임스는 이미 재활을 마친 류현진의 과거를 물고 늘어졌다.

류현진 입장에선 충분히 박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현지 언론의 평가다. 이런 여론을 뒤집기 위해서는 더 잘 던지는 방법밖엔 없다. 오는 31일 맞붙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2위의 강팀으로 류현진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호투한다면 본인에 대한 불확실한 시선을 어느 정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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