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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석원, "'바람'같던 학창시절, 제 버전 '말죽거리' 있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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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석원, "'바람'같던 학창시절, 제 버전 '말죽거리' 있죠" ②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28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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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른, 배우 정석원의 신세계 ① 에서 이어집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최대성 기자] 액션스쿨, 해병대, 무도과 전공. 정석원은 주로 단단하고 강한 키워드와 자주 언급되는 배우다.

- 정석원씨는 강렬한 남성미와 잘 어울리는 배우인데요. 좀 더 자유롭고 풀어진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으신가요?

▲ 정말 좋죠. 지금까지는 주로 운동선수, 키다리아저씨같은 역을 했다면 학원물의 복학생 역을 맡아보고 싶어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바람' 같은. 늘 저와 욕으로 가득한 대화를 했었던 제 친구들은 제 연기를 보고 '닭살 돋는다. 원래 너처럼 해' 하거든요.(웃음)

 

- '바람', '말죽거리 잔혹사'와 실제 학창시절이 비슷한가요?

▲ 배경은 다르지만 제 학창시절과 정말 비슷해요. 아르바이트해서 산 은반지 끼고, 금목걸이 하고, 깍두기 머리에 항아리 바지 딱! 입고. 하하하. 청춘이 참 뜨거웠죠.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그러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사부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정말 사람이 됐죠. 사실 부모님은 합기도 체육관을 안 보내주셨는데, 입시학원에 가라고 주신 돈을 제가 체육관에 낸 거죠. 들켜서 혼났지만 '운동으로 대학갈 수 있어요' 한 마디에 전폭적인 지원을 시작하셨고요.(웃음) 철이 든 대신 그때부턴 '남자' 매너리즘에 빠져서, '남자는 울면 안된다', '남자는 한 길만을 간다' 그런 '남자 명언'들을 가슴에 새겼죠. 하하하.

- 말 나온 김에, 닮고 싶은 남자 배우들이 있다면요?

▲ 정말 많아요. 최민식, 설경구, 이정재 선배님들 등등. 선배님들의 필모그래피를 꿰고 있죠. '액션이 아니면 영화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웃음), 액션 영화들을 많이 봤죠. 덕분에 훌륭한 선배님들의 연기를 많이 배웠어요.

 
 

- 이제 그 '남자'와는 멀어졌나요?

▲ 남자의 자존심은 여전히 있어요. 다만, 쓸데없는 자존심이 아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죠.

- 아직까지는 아내 백지영씨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부부로서 이슈가 되는 것이 아쉽진 않나요?

▲ 전 긍정적인 사람이라 순간을 즐기는 편이에요. 이 상황도 최대한 즐기고, 만족하려 하죠. 제가 연기를 시작한지 6년밖에 안 됐거든요. 앞으로 시간이 많고 더 보여드릴 게 많기 때문에 아쉽지 않아요. 앞으로 보다 많은 걸 보여드리면 '이런 모습도 있네?' 생각하시지 않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해주실 것에 오히려 기대가 돼요.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또 열심히 해야겠죠.

목표는 높게 두고, 준비가 된 채 늘 칼을 품고 있어야 해요. 저는 주변 지인들에게도 '꿈을 크게 가져라'라고 말해요. 목표를 높게 두면 몸이 따라가서, 꿈은 못 이루더라도 그 밑까지는 갈 수 있다고 보거든요.

 

- 구체적인 그 목표는 어느 정도인가요?

▲ 전에는 무술감독이라는 꿈이 있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어떤 배우를 꿈꾸는지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어요. 서른 살이 되면서 배우란 정의를 스스로 내렸죠. '전달자'라고요. 메신저이자 얘기꾼. 삶과 시대가 변하면서 그 시대에 맞는 재밌는 얘기를 관객들에게 많이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저를 돌아보면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내년에는 또 달라질 거고요. 달라진 만큼 또 다른 작품을 하면서 시청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취재후기] 큰 키와 남자다운 인상, 단단한 체구. 정석원은 물론 '남자의 자존심'을 아는 배우였지만, 그가 솔직하게 터놓는 연극, 독서, 학창시절 이야기에는 소년같은 순수함이 있었다. '남성미', '백지영의 남자', '해병대 출신' 등의 키워드에만 가둬두기는 아까운, 정석원은 유쾌하고 순수함이 빛나는 배우다. 게다가 긍정적인 성격과 연기에 임하는 고차원적이고 깊은 태도까지 갖추고 있다니 그가 펼칠 30대를 더욱 기대하게 된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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