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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맨유-아스날 동반 추락, EPL 평준화 바람 속 보장된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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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맨유-아스날 동반 추락, EPL 평준화 바람 속 보장된 자리는 없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5.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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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단골 손님 아스날이 이제는 ‘4스날’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지 못하게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도 선수 보강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도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최근 몇 년 간 EPL에서는 전통의 강호들의 몰락이 잦았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물러난 후 4시즌 동안 4위 2차례에 만족해야 했다. 1992년 EPL 출범 이후 13회 우승에 빛났던 맨유로서는 전혀 만족할 수 없는 초라한 성적표다.

아스날은 32개 팀이 조별리그를 치른 후 16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지기 시작한 2003~2004 UEFA 챔피언스리그부터 14회 연속 16강에 진출했다. 챔피언스리그는 당연히 참석하는 자리인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유로파리그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맨유는 통산 리그에서 20회, 아스날은 13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동시에 4위 밖으로 추락한 건 1978~1979시즌 이후 처음이다. 40년 가량 상위권에서 맴돌던 전통의 강호가 잔뜩 자존심을 구겼다.

통산 18회 우승에 빛나는 리버풀도 최근 10시즌 동안 EPL에서 2위 두 차례, 4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4위 권 밖에 머물렀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 2003년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인수하면서부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 첼시를 전혀 다른 팀으로 만들었고 2004~2005시즌 조세 무리뉴 감독을 영입하며 ‘첼시 왕조’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첼시는 올 시즌까지 4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EPL 절대 강자 맨유가 같은 기간 5회 우승을 차지한 것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2008년 아랍에미리트의 재벌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이 구단주로 취임한 맨체스터 시티도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2차례 정상에 올랐다.

막대한 자본의 투입은 특정 구단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EPL은 2019년까지 BT 스포츠, 스카이 스포츠와 연 17억 파운드(2조4706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이 중 절반가량은 20개 구단이 차등 없이 나눠가지기 때문에 우승을 차지하는 팀과 최하위 팀과 비교해도 중계권 수익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EPL이 평준화 경향을 보이는 이유다. 맨유는 올 시즌 리그에서 단 5패만을 당했지만 이 중 간신히 리그 잔류에 성공한 17위 팀 왓포드에게 일격을 당했다. 아스날 또한 왓포드와 크리스탈 팰리스(14위),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10위) 등에 발목을 잡혀 아쉽게 4위 탈환에 실패했다.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이 “EPL에서는 4위에만 들어도 우승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 말이 괜한 말은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분명하다. 유럽 각 국의 강팀들과 경쟁하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동시에 관중 수입, 광고 등으로 인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스폰서 계약서에 챔피언스리그 진출 여부에 따른 차등 지원 조항이 삽입되기도 한다.

게다가 스타 플레이어들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없는 팀으로 이적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맨유와 아스날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 아스날은 유로파리그행이 확정됐지만 맨유는 24일 아약스와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승리한다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하게 된다.

EPL은 왕년의 강호 맨유, 아스날, 리버풀에 첼시, 맨시티, 토트넘 핫스퍼까지 포함하는 6강 체제가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어느 한 팀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평준화의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과거처럼 보장되는 자리는 없다. 시대에 맞는 전략을 마련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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