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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소공녀' 이솜, '인생캐릭터' 미소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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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소공녀' 이솜, '인생캐릭터' 미소를 말하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04.0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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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큰 키와 긴 팔다리, 여성들의 '워너비'인 배우 이솜. 그러나 스크린에서는 매번 다른 연기로 영화 팬들을 놀라게 하는 그다. 그런 이솜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현실적인 고민을 비현실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소공녀' 미소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일대 파란을 일으켰던 작품인 '소공녀'. 이솜의 도회적인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라면 '소공녀' 속 미소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그렇다면 배우 이솜은 어떨까.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도회적인 사람일까, 아니면 '소공녀' 미소처럼 따뜻하되 비현실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일까?

CGV 명동 시네라이브러리에서 만난 이솜은 편안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영화 '소공녀' 홍보를 위해 인터뷰, 무대인사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솜은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영화가 그만큼 잘 됐으면 좋겠다"며 영화 '소공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이솜이 본 '소공녀'의 미소, "유니크한 캐릭터"

 

'소공녀'에서 취향을 위해 집을 포기하는 청춘, 미소 역을 맡은 이솜 [사진 = CGV 아트하우스 제공]

 

광화문 시네마는 '족구왕', '범죄의 여왕'을 제작하며 개성 넘치는 독립영화를 다수 제작했다. '소공녀' 역시 광화문 시네마만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광화문시네마의 '범죄의 여왕' 쿠키 영상을 보고 '소공녀'를 기대했어요. 그런데 시나리오가 저에게 와서 너무 반가웠죠. 미소는 '유니크'한 캐릭터예요. 그런 캐릭터를 만나기가 쉽지 않죠." (*광화문 시네마는 제작 영화 뒤에 다음 개봉 영화의 쿠키영상을 공개한다. '소공녀'의 쿠키영상은 '강시'였다)

미소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입체적인 캐릭터다. 그런 미소를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작품이나 캐릭터는 없었을까? 이솜은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미소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대해 밝혔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감독님이 짜여진 각본대로 가는 걸 좋아하지 않으세요. 즉흥 연기를 많이 했죠. '소공녀'는 전고운 감독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신 작품이에요. 누구보다도 미소를 잘 알 거라고 생각했죠. 미소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감독님에게 물어봤어요."

전고운 감독과 배우 이솜은 '소공녀'를 함께하며 각별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친밀한 사이가 됐다. 흔하지 않은 감독, 배우의 관계에 이솜은 "저는 감독님과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라며 전고운 감독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아요. 같이 현장에서 고생했던 추억이 있어 끈끈함도 있어요. 감독님이 영화 편집 중 지치신 것 같아서 제주도로 함께 여행도 갔어요."

# 미소와 같은, 그리고 또 다른 배우 '이솜'

 

이솜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소공녀' 미소의 닮은점과 다른점을 밝혔다. [사진 = CGV 아트하우스 제공]

 

영화 '소공녀'에서 이솜은 마치 미소 그 자체인 듯하다. 답 없이 순수하고 자신에게 솔직한 미소와 이솜은 얼마나 닮아 있을까? 이솜은 "저는 미소처럼 집을 버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미소와 닮은 점이 있다면 저도 미소처럼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람을 좋아하고 여유를 즐기죠. 미소처럼 좋아하는 것을 위해 집을 포기하려면 인생을 좀 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소공녀'에서 미소는 애연가다. 담배 가격이 인상했다는 말에 절망하며 그나마 저렴한 가격의 담배 '디스'로 담배를 바꾸는 미소의 모습은 '웃픈' 미소를 자아낸다. '소공녀'에서 미소는 맛깔나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그러나 정작 배우 이솜은 비흡연자다.

"미소가 집을 버릴 만큼 좋아하는 게 술과 담배예요. 그래서 담배 태우는 순간은 미소 스스로가 즐기면서 했음 하고 바랐어요."

이솜은 2008년 엠넷의 모델 선발 프로그램 '체크 잇 걸'의 우승자로 모델 데뷔했다. 이후 이솜은 2010년 영화 '맛있는 인생'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 이제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욱 익숙해진 이솜은 현재 자신의 위치, 연기에 만족할까?

"저는 제가 만족스러운 캐릭터를 만났을 때 관객들에게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이것만 생각해요. 배우로서 위치나 지향점이 정확히 있지 않죠. 다양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만족스러워요. 미소라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도 감사하고요."

# '소공녀'와 광화문시네마, 그리고 안재홍

 

미소는 '소공녀'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안재홍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사진 = CGV 아트하우스 제공]

 

'소공녀'는 이미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영화 팬들에게 선보인 적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정식 개봉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은 규모의 영화인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도 있을 터. 이솜 역시 정식개봉을 앞두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독립영화제, 부산영화제 때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더 많은 관객들이 '소공녀'를 봤음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보실까, 궁금하기도 해요."

이솜은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영화 위주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독특한 그만의 시나리오 선택 기준이 있는걸까?

"저는 어떤 기준보다는 시나리오가 좋고 캐릭터가 좋으면 하는 것 같아요. 미소 같이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다거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선호해요."

영화 '소공녀'에는 미소 못지 않은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있다. 바로 미소의 남자친구이자 배우 안재홍이 연기한 한솔이다. 이솜은 오래 전부터 안재홍의 팬이었음을 고백했다.

"안재홍 오빠의 영화 '족구왕'을 너무 재밌게 봤어요. 마침 같은 시기에 신인상 후보였던 적이 있어요. 당시 재홍 오빠가 저를 농담으로 웃겨주시고 그랬던 게 인상이 깊어요. 연기도 워낙 잘하시고, 인간적인 매력도 있으세요.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 1순위였죠. 한솔이 역을 재홍 오빠가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감독님께도 말씀드렸었죠."

안재홍은 자타공인 충무로·브라운관의 블루칩이다. 그런 안재홍이 '소공녀'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남다른 '광화문시네마 사랑' 덕분이었다.

"재홍 오빠는 광화문 시네마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셨죠. 흔쾌히 해주신다고 하셔서 고마움이 크죠. 연기할 때도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연기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재홍 오빠는 상대배우를 배려해주는 배우예요."

# 여배우, 그리고 여성캐릭터의 부재… 이솜의 생각은?

 

이솜은 줄리엣 비노쉬, 마리옹 꼬띠아르 등 프랑스 여배우들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사진 = CGV 아트하우스 제공]

 

최근 충무로의 화두는 '여성 캐릭터'다. 남성 중심의 영화들이 제작되면서 좋은 여성캐릭터의 부재, 여배우의 설 자리가 부족해졌다는 우려와 비판이 여럿 제기됐다. '소공녀'의 미소는 여성 캐릭터 주연의 영화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여배우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이 있냐는 질문에 이솜은 "20, 30대가 지나서 시대가 변해도 당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며 자신의 포부를 이야기했다.

"프랑스 여배우들을 좋아해요. 그분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끈끈함 때문이죠. 줄리엣 비노쉬, 마리옹 꼬띠아르를 좋아해요."

이솜이 언급한 프랑스 여배우들과 이솜의 '자연스러움'이 닮았다는 기자의 말에 이솜은 "자연스러운 걸 좋아한다"며 자연스러운 매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연스러움은 캐릭터, 그리고 배우가 함께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매력들이 캐릭터에 잘 묻어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배우 말고 사람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고민을 많이 해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요."

[취재후기] 이솜은 영화 '소공녀'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작은 규모의 독립영화인 만큼 더 많은 관객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이솜은 올해의 계획으로 '소공녀' 잘되기를 꼽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솜은"'소공녀'는 애정이 특별했던 작품, 현장이 즐거웠던 작품이다. '소공녀'가 제발 잘 됐음 좋겠다"며 마무리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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