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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시청자 마음 훔치는 '신 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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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시청자 마음 훔치는 '신 스틸러'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5.21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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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예림기자] 말 몇 마디 했을 뿐인데 깐깐한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훔치는 배우들이 있다. 이름하여 '신 스틸러'들이다.

신 스틸러란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강렬한 존재감으로 주연 이상으로 주목을 받은 조역을 말한다. 요즘 신 스틸러들이 브라운관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배우 라미란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이틀은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 39년 모태솔로로 지내다 남편 강민구(이세창)를 만나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에서 오뎅바 사모님으로 직업을 변경한 반지연(엄정화)의 20년 지기 친구 백나래로 살고 있다.

수요일에는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에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동료 진행자들의 얼굴과 촬영장을 후끈거리게 하는가 하면 목요일에는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3’에서는 시시각각 기분이 변하는 디자인 과장으로 변신한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라미란은 2005년 이영애 주연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데뷔했다. 영화 '소원'으로 지난해 제 34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케이블채널 tvN 토크 프로그램 '택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들어오는 작품 수가 줄었다고 말하며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보였다.

'마녀의 연애' '로맨스가 더 필요해' '막돼먹은 영애씨' (위에서 아래로)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기황후’에서 왕유(주진모)를 보필하는 내관으로 나왔던 이문식은 본인의 전매특허인 코믹한 연기를 곁들여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사극에 간간히 미풍을 불어넣었다. 이문식은 현재 종편채널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에서 유나(김옥빈)가 세를 들어 사는 다세대 주택의 주인장이자 현재는 콜라텍을 운영하는 한 때 소문난 조폭 두목 한만복을 연기하고 있다.

전국환 또한 ‘기황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원나라의 정치, 군사 권력을 쥐고 흔드는 대승상 연철을 연기한 전국환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중저음의 목소리와 41년의 경험으로 완성된 명품 연기를 선보여 높은 시청률에 큰 공을 세웠다. 전국환은 한(恨)으로 다져진 고려 출신의 공녀 기승냥(하지원), 원나라 황제 타환(지창욱), 황태후(김서형), 백안 장군(김영호), 탈탈 장군(진이한) 등을 포함해 원나라와 고려 전체를 떨게 만든 연철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기황후’가 끝나자마자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에서명우 의료재단 이사장 오준규를 연기하고 있다.

이문식, 전국환, 서이숙 (위에서 아래로) '기황후'(왼쪽) '유나의 거리' '닥터이방인' '너희들은 포위됐다'(오른쪽, 위에서 아래로) [사진=MBC, 점프엔터테인먼트]

같은 작품에 나온 서이숙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극중 타나실리(백진희) 황후를 모시는 서상궁 역을 맡은 서이숙은 종종 기승냥을 두고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기씨년”이라고 말할 때마다 세 음절만으로도 시청자에게 강력한 한 방을 선사했다. 현재 그는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상궁 옷을 벗어던지고 강남 경찰서장 강석순을 연기하며 경찰서를 바쁘게 누비고 있다.

적은 양으로도 음식의 맛을 좌지우지하는 소금처럼 그들의 존재감은 작품의 퀄러티를 높인다. 오랜 경험과 내공으로 다져진 그들의 연기는 시청자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한다. 스타들의 탄생보다 '신 스틸러'들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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