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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연장 11회 혈투, NC에서 두산으로 움직인 '우주의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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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연장 11회 혈투, NC에서 두산으로 움직인 '우주의 기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2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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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프로야구에서 ‘우주의 기운’이란 말은 2014년 LG 트윈스가 기적 같은 경기들을 펼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을 두고 야구팬들이 지어낸 말이다.

실력뿐만 아니라 운도 많이 따라야 하는 가을야구에서 두산 베어스가 마지막에 웃었다.

두산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서 연장 11회말 오재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전체적으로 보면 두산에 운이 많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이날 두산은 11안타 6볼넷을 기록하고도 1점밖에 뽑지 못했다. 득점권에 주자를 갖다 놓고도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고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야수의 호수비에 걸리기도 했다.

경기 초반에는 NC의 운이 좋았다.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고도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두산 김재호의 번트 때 1루 쪽으로 수비를 들어오던 박민우가 1루심과 부딪쳐 넘어지면서 타자와 주자가 올 세이프가 됐다. 그런데 여기서 선행주자 허경민이 강동우 1루 코치의 지시에 3루까지 질주했고 공을 갖고 있던 NC 선발 재크 스튜어트가 3루로 송구, 아웃시켰다. 넘어진 박민우가 공을 들고 있을 거라 착각한 강동우 코치의 실수였다.

5회에도 NC에 행운이 깃들었다. 두산 김재호가 안타를 날리고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재호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격 중 오른손을 들며 문승훈 구심에게 타임을 요청했다. 이 타임이 받아들여졌다. 문승훈 구심은 두 팔을 들며 타임을 선언했다.

하지만 타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김재호가 배트를 휘둘렀고 이것이 좌전 안타가 됐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김재호는 주심의 타임 선언에 아쉬움을 표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까지 나와 문승훈 구심에 어필했지만 상황이 바뀌지는 않았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NC 2루수 박민우의 ‘그물망 수비’가 빛났다. 오재일의 잘 맞은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원바운드로 잡은 뒤 정확히 1루로 송구, 실점을 막았다. 여기까진 NC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후 우주의 기운은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NC는 9회초 선두타자 박민우가 중견수 방면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재빨리 뛰었다. 하지만 이를 예상하고 있었던 두산 중견수 민병헌이 2루로 정확하게 송구했고 박민우는 비명횡사했다. 어렵사리 수비 트라우마를 벗은 박민우는 주루에서 뼈아픈 실수를 했다.

10회초에는 득점 찬스에서 3루 주자를 지웠다. 1사 3루에서 NC 김성욱이 3루 쪽으로 강한 땅볼 타구를 쳤는데, 3루수 허경민이 미처 귀루하지 못한 대주자 김종호를 3루와 홈 사이에서 몰아가며 태그 아웃시켰다.

11회초에는 결정적인 병살타를 잡아냈다. 볼넷 2개로 1, 2루가 된 가운데, 나성범이 유격수 땅볼을 쳤고 김재호가 아웃카운트 2개를 가볍게 올리며 이닝을 마쳤다.

분위기를 가져온 두산은 이어진 11회말 공격에서 결정적인 행운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선두 허경민이 안타를 친 무사 1루에서 김재호가 중견수 방면 뜬공 타구를 날렸는데, 이것이 경기장 조명에 들어가 김성욱이 잡지 못한 것. 1사 1루가 돼야 할 상황이 무사 1, 2루로 돌변했다. 이 안타가 두산이 끝내기 승리를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우주의 기운을 가져온 두산이 30일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마저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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