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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최초-최연소' 현대캐피탈 허수봉, 닮은꼴 정지석 넘을 미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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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최초-최연소' 현대캐피탈 허수봉, 닮은꼴 정지석 넘을 미션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1.1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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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한항공전서 데뷔 5득점, 리시브는 향후 보완 과제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센터 보강을 위해 1라운드 루키인 자신을 트레이드 카드로 쓴 친정팀을 향해 거침없이 스파이크를 날렸다.

11일 인천 대한항공전에서 역대 최연소 출전 신기록(223개월 4일)을 세운 배구선수 허수봉(18‧천안 현대캐피탈)의 이야기다.

2013년 11월 2일 삼성화재전에서 223개월 23일에 코트를 밟은 정지석(당시 송림고 졸업예정‧대한항공)의 기록을 갈아치운 레프트 허수봉은 정지석이 보는 앞에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정지석은 지난 시즌 국가대표 레프트가 즐비한 가운데서도 맹위를 떨치며 잠재력을 폭발했다.

▲ 허수봉이 11일 대한항공전에서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제공]

경북사대부고 졸업 예정자 신분인 허수봉의 프로 입문기는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지난달 24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대한항공의 부름을 받았던 허수봉은 불과 4일 만에 현대캐피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1라운드에서 고교 선수가 지명된 건 남자 프로배구 사상 처음이었다. 그만큼 대한항공에서 파격적인 선택을 했지만 센터 보강이 절실했고, 레프트 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탓에 허수봉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밖에 없었다. 이에 센터 진성태와 유니폼을 맞바꾼 허수봉은 현대캐피탈 레프트의 미래로 지목, 최태웅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간 벤치에서 선배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허수봉은 이날 1세트 원포인트 서브 요원으로 투입된 후 범실을 기록하고 다시 교체됐다.

2세트에서 점수차가 벌어지자 최태웅 감독은 허수봉을 투입, 루키의 실전 감각을 키우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허수봉은 최태웅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팀이 16-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코트에 나선 허수봉은 한차례 백어택을 실패했지만 곧바로 백어택 득점에 성공, 프로 데뷔 첫 득점을 기록했다. 배구선수로서 기억에 남을만한 장면을 만든 것.

자신감이 붙은 허수봉은 19-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또 한 번 백어택을 꽂아 넣어 형들의 축하를 받았다.

▲ 허수봉은 앞으로 리시브를 다듬는다면 정지석(오른쪽)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샛별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최태웅 감독은 접전이 펼쳐진 4세트에도 허수봉을 활용했다. 컨디션이 좋은 허수봉의 감을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팀이 5-6으로 밀리는 가운데 투입된 허수봉은 9-8로 뒤집는 블로킹을 성공,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날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가스파리니의 퀵오픈을 막아내 더 의미 있었다.

이후 가스파리니의 스파이크 서브를 받아내지 못했고 퀵오픈 공격 범실을 범하기도 했지만, 허수봉은 기죽지 않았다. 14-16에서 백어택을 성공한 허수봉은 18-20에서 퀵오픈까지 꽂으며 존재감을 뽐냈다. 백어택 3개, 블로킹 1개 포함 5득점(공격성공률 66.66%). 강렬한 데뷔전이다.

특히 본래 포지션인 레프트가 아닌, 라이트에서 더 위력적인 스파이크를 뿜어내 앞으로 멀티포지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비록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1-3으로 졌지만 허수봉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수확이 있었다.

물론 보완점할 점도 보였다. 대학 무대를 거치지 않은 탓인지 리시브가 불안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주공격수에게 리시브를 분담시키지 않는다”는 인하대 1학년 차지환의 말처럼 앞으로 수비를 많이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시절 받아본 서브와 프로 선배들이 때리는 서브는 차원이 다르다. 기본기를 탄탄히 갖춘다면 정지석의 뒤를 잇는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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