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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보그스와 박지성, 스포츠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스포츠선수의 몸과 몸짱 그리고 반전 스타들(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11 15:33 | 최종수정 2017.03.11 15: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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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 질문 하나. 신장 160㎝, 체중 60㎏.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2번으로 프로 구단에 지명돼 활약했고 국가대표로 세계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던 미국의 남자 구기 종목 선수는 누구일까?

# 질문 둘. 신장 175㎝, 충격흡수에 불리한 평발에도 압도적인 활동량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팀에서 7시즌을 보낸 한국의 남자 구기 종목 선수는 누구일까?

첫 번째 질문의 답은 한때 미국 프로농구(NBA)를 대표했던 ‘단신 스타’ 타이론 보그스다. 두 번째는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금세 눈치 챘을지도 모를 한국 축구의 영웅, 박지성이다.

▲ 안양 KGC 키퍼 사익스는 178㎝라는 작은 키로도 프로농구에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 예선에서 날아오르고 있는 사익스. [사진= KBL 제공]

일반적으로 스포츠종목 특성에 따라 요구되는 신체 조건은 달라진다. 그러나 이를 절대적 가치로 여겨서는 안 된다. 보그스와 박지성처럼 신체의 불리 또는 열세를 딛고 제 몫 이상을 톡톡히 해내는 반전 스포츠스타들이 여럿이기 때문이다.

◆ 160㎝ 단신이 미국 농구 국가대표까지, ‘인간 승리 보그스’

1987년 워싱턴 불리츠에서 프로 데뷔한 보그스는 샬럿 호네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토론토 랩터스를 거치며 15시즌 간 NBA에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다. 통산 889경기에서 평균 7.7점, 7.6어시스트, 2.6리바운드, 1.5스틸을 기록했다.

NBA 역사상 최단신이지만 실력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국가대표로 1986년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농구월드컵에서 우승을 일궈내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벤 왈라스와 함께 명예의 전당 입성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보그스의 서전트 점프(제자리 수직 점프) 기록은 44.3 인치(112.52㎝). 이는 짧은 선수생활 이후 사라진 DJ 스티븐스(116.84㎝)에 이어 NBA 통산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식 경기에서는 덩크슛을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NBA 최고 센터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패트릭 유잉(213㎝)의 슛을 블록슛으로 걷어내며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도전은 보그스 이후에도 계속됐다. 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레전드 앨런 아이버슨(182㎝)은 1996년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신인왕, 4차례 득점왕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 아이버슨은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란 명언을 남겼다.

▲ 네이트 로빈슨(위)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NBA 올스타전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3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2009년 NBA 올스타전에서 드와이트 하워드를 뛰어넘어 덩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신화/뉴시스]

175cm의 덩크왕 네이트 로빈슨은 2m가 넘는 장신 선수들 사이에서도 화려한 덩크슛을 자주 꽂아 넣었다. 로빈슨은 서전트 점프 역대 3위(110.49㎝)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탄력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NBA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3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며 장신들의 기를 죽였다. 특히 2009년에는 211㎝의 장신 드와이트 하워드를 뛰어넘고 덩크를 성공시켜 세계 농구팬들을 경악케 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는 안양 KGC인삼공사 키퍼 사익스(178㎝)가 성공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사익스의 작은 신장이 포스트시즌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체 선수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사익스와 함께 하기로 했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사익스는 최근 4쿼터의 사나이로 변신하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양 오리온 전에서 20㎝ 이상 큰 장재석(204㎝)을 앞에 두고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작렬했다. 사익스는 올 시즌 프로농구 흥행요소로 자리매김했다.

◆ 평발 박지성부터 한쪽 눈 실명 유상철까지, 불가능은 없다

박지성은 유명한 평발 축구선수다. 통상 평발을 지닌 사람은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뛸 수 없다. 발의 피로를 쉽게 느끼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부터 작았던 체구 또한 박지성에게는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박지성의 비법은 남다른 노력이었다. 뛰고 또 뛴 덕에 박지성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체력을 자랑하는 축구 스타가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박지성은 2010~2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AC 밀란의 ‘중원 사령관’ 안드레아 피를로를 경기 내내 쫓아다니며 무력화시켰다. 피를로는 이후 자신의 자서전에서 박지성에 대해 “핵에너지를 가진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라운드에서 지칠 줄 몰랐던 박지성은 ‘산소 탱크’, ‘두 개의 심장을 지닌 사나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맨유의 동료 웨인 루니는 함께 뛰었던 동료 중 가장 저평가된 선수로 박지성을 꼽았고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박지성을 빅매치마다 투입하며 신뢰를 보였다. 박지성은 현재 맨유의 앰배서더로 활약하고 있을 만큼 팀을 떠나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신체적 한계를 극복한 스토리 때문일까. 박지성은 은퇴 후에도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축구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 박지성(왼쪽에서 3번째)은 평발이라는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아시아 축구계를 빛내는 축구 스타가 됐다. [사진= 신화/뉴시스]

후천적인 사고로 생긴 장애를 극복한 선수들의 사례도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박지성과 함께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유상철이다. 유상철은 과거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선수 시절 내내 숨겼던 이야기를 밝혔다. 과거 축구공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했다는 것.

광활한 경기장을 누비는 만큼 뛰어난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넓은 시야는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한쪽 눈의 시력을 잃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유상철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축구공을 끈으로 묶어 놓고 헤딩 연습을 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그 덕에 더욱 뛰어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고 2002 월드컵에서 그를 발탁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도 이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유상철 외에도 같은 부상을 지녔던 이태호, 김은중, 곽희주는 K리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고 곽태휘(36·FC서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국가대표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 타고난 피지컬은 분명한 메리트, 하지만 성공의 다른 말은 아니다?

뛰어난 신체조건은 선수생활을 하는데 분명한 이점이 된다. 어린 학생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현직 지도자들도 이같은 사실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 또한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하다. 또 신체적인 약점을 다른 부분으로 메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근재 감독은 “과거 보인고에서 지도했던 구자철은 실력은 남달랐는데 훈련 도중 자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당시 빈혈 증상이 있다는 것을 몰랐고 이 때문인지 경기장에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밀렸다”면서 “공을 다루는 능력, 강력한 슛 등은 발군이었지만 체격이 문제가 돼 프로는 커녕 대학교에서 조차 받아주겠다는 곳이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빈혈의 원인을 밝혀내 치료를 받았고 이후 많은 훈련을 통해 체격 상 많은 보완을 했다. 당시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끌던 정해성 감독의 눈에 띄어 프로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 고등학교 시절까지 유약했던 구자철은 타고난 재능과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사진= 스포츠Q DB]

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지나치게 체격 조건에 얽맬 필요는 없다고도 말한다. 체격에 집착한 나머지 초·중학교 시절부터 웨이트 트레이닝 등에만 시간을 투자한다면 정작 기본기가 탄탄해지지 못한다는 것. 체격은 남부럽지 않은 선수들이 고등학교, 대학교에 가서 기본기 부족을 극복하지 못해 선수생활을 일찍이 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희민 감독도 “나부터도 투수로서 큰 메리트가 있는 체격은 아니었다. 손도 작았다. 아무래도 손이 크면 공을 강하게 쥐는데 유리하다. 대신 나는 늘 악력기를 쥐고 다녔다. 강한 손힘을 기를 수 있어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내게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것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산을 타며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하체와 부상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근육을 키웠다. 천편일률적인 방법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 보다는 자신의 신체적 특성을 잘 알고 많이 사용하는 근육, 보완이 필요한 근육을 단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덕용 경기 광명시 리틀야구단 감독도 “개인적으로 신체적 조건만 뛰어난 선수들을 선호하지 않는다. 수비, 주루, 순간적인 대처 등에 고루 필요한 유연성을 기르도록 강조한다. 작지만 빠르고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용규, 서건창 등도 있지 않느냐”면서 “운동선수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유연성은 부상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들은 부상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를 위해 자신의 몸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포츠에서 빼어난 신체조건은 더할 나위 없는 메리트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비록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한계를 이겨내고 극복하는 것은 스포츠 정신의 요체다. 평균적인 신체 조건에 못 미쳐도 펄펄 나는 반전 스포츠스타의 활약은 그래서 더 눈물겹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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