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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미완의 소방수' 신태용 A대표팀 새 감독, 기대와 우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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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미완의 소방수' 신태용 A대표팀 새 감독, 기대와 우려 사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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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1일 이란전, 준비기간은 단 사흘··· 소통 능력과 전술가적 면모에 기대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3번째 도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이을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은 신태용(47) 감독이었다.

김호곤 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위원장은 4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소집해 새로운 사령탑에 대해 논의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회의는 오후까지 이어졌고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신태용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김호곤 위원장은 “계약 기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라며 “최종예선 결과 조 3위가 되더라도 플레이오프 역시 신태용 감독이 맡는다”고 밝혔다.

▲ 신태용 감독이 4일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신 감독은 다음달 31일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해 대표팀 정식 감독으로서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스포츠Q DB]

코칭스태프 구성 또한 신 감독에게 일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려운 상황 속 지휘봉을 잡는 신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강조하는 것.

이어 “신태용 감독은 국가대표팀 코치로 역임해 현재 대표팀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신 감독의 능력 중 하나가 활발한 소통 능력이다. 단 시간에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응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임 감독인 슈틸리케는 선수들과 소통에서 문제를 보였다. 최종예선 들어 고전을 거듭하며 선수탓을 하는 일이 잦아졌고 이는 불화설로까지 이어졌다. 결과 또한 쉽게 나아질 수 없었다.

김호곤 위원장은 전략가로서 신 감독의 재능 또한 높게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신 감독은 전술 운용 능력도 뛰어나다”며 “적절한 전술, 전략을 통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K리그의 레전드 신 감독은 2005년 선수생활을 마치고 호주 퀸즐랜드 로어 FC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K리그 친정팀 성남 일화 천마에서 김학범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 대행으로 감독직을 맡았다.

그해 팀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1년에는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4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돼 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 문제를 두고 회의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대표팀 전문 소방수 신태용, 화려한 공격 축구와 토너먼트 약점 사이

신 감독이 정식으로 소방수 생활을 시작한 것은 2015년 2월. 전임 감독인 故(고) 이광종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지병으로 하차하자 리우 올림픽을 1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신 감독이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신 감독은 성남에서 펼치던 공격적인 축구 전술 강팀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리우 올림픽 조별리그에서도 피지(8-3 승), 독일(3-3 무), 멕시코(1-0 승)와 한 조를 이뤄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토너먼트에 진출해 만난 온두라스에 0-1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이 같은 문제는 2016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도 한 차례 벌어졌었다. 당시 대표팀은 결승에 일본을 만나 2-0으로 앞서갔지만 후반에 수비에 문제를 노출하며 3골을 먹혀 2-3으로 패했다. 신 감독은 지나치게 공격에만 무게를 둔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이러한 문제는 지난 U-20 대표팀 감독 시절에도 반복됐다. 리우 올림픽을 마치고 다시 대표팀 코치로 복귀했던 신 감독은 2016년 11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안익수 감독의 후임으로 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신태용호의 색깔은 명확했다.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 백승호와 찰떡궁합을 이뤘다. 대회가 임박해오며 대표팀은 더욱 강력한 공격력을 보였고 대회 조별리그에서 기니에 3-0 승리했고 대회 최다 우승국 아르헨티나까지 2-1로 꺾었다. 우승팀 잉글랜드에 0-1로 패해 2위로 올라 포르투갈을 만났다.

16강 상대는 포르투갈. 경기력 자체는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결정력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포르투갈의 공격을 막는 데는 어려움을 겪은 반면 골을 넣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었다. 결국 조별리그에서 보인 경기력을 다 보이지 못하며 탈락했다. 토너먼트에선 힘을 쓰지 못한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 신태용(오른쪽) 감독은 2016 리우 올림픽 대표팀과 2017 FIFA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의 경험이 있다. 모두 조별리그에서 통과했지만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는 바로 탈락했다. [사진=스포츠Q DB]

◆ 위기의 대표팀, 실패 학습효과에 기대를 건다

신 감독은 U-20 월드컵을 마친 뒤 “2-8 정도의 점유율로 끌려가는 경기를 하다가 한 골을 넣고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도자 신태용의 색깔이 명확히 나타난 발언이었다.

올림픽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는 18개월, U-20 대표팀의 감독으로서는 준비 기간이 6개월에 불과했다. 제 역량을 다 펼쳐보이기엔 모두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개막까지는 11개월도 남지 않았다. 그보다 문제인 것은 한국이 아직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 한국은 4승 1무 3패(승점 13)로 A조 2위다. 선두 이란(승점 20)이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바짝 쫓기고 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당장 다음달 31일 이란,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표팀의 핵심자원인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모두 부상으로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앞선 두 차례 연령별 대표팀 감독으로서 가능성을 나타내는 동시에 명확한 약점도 보였다. 이는 현재 대표팀의 문제와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준비 기간이 짧지만 앞선 메이저대회 두 차례나 경험을 통해 확실한 학습효과를 거뒀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신 감독은 다음달 21일 이란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하고 28일 선수단을 소집해 첫 훈련을 갖는다. 단 사흘의 준비기간만으로 이란을 상대해야 하는 악조건 속 신 감독의 역량에 기대감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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